- 부지 기부 대 양여 방식 공감대
- 전문기관에 활용방안 용역키로

울산시내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일컬어지는 남구 옥동 군부대를 이전하는 문제가 십수 년째 답보상태에서 벗어나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울산시와 국방부는 최근 옥동 군부대 이전과 관련한 첫 실무협의회를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양측은 지난해 11월 협의를 거쳐 올해 초 공동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날 실무협의회에서 양측은 옥동 군부대 이전 방식을 기부 대 양여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전 방식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걸린 핵심사안이다. 따라서 의견 일치를 봤다는 점만으로도 이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보는 이유이다.

기부 대 양여는 지자체 또는 특수목적법인(SPC)이 군부대 대체시설(이전 부지)을 조성해 기부채납하고, 대신 국가는 군부지를 양여하는 방식이다. 경남 창원의 39사단이 인근 함안으로 사단본부를 옮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방부는 그동안 특별회계를 통한 이전을 주장해왔다. 이 방식은 국방부가 군특별회계로 부대이전 비용을 마련하고 향후 군부지를 매각해 이전 비용을 충당하는 방안이다. 광주 무등산 공군방공포대 이전이 좋은 사례다.

이 방식은 이전 비용 조달은 용이하지만 부지 매각 등 절차 이행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시는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편한 기부 대 양여 방식을 주장해왔다.

이처럼 국방부의 입장 선회로 이전 방식에 대한 쟁점이 해소되자 울산시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시는 우선 연내에 군부대 이전 후 부지 관리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전문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이전 부지의 경제성 검토와 주변 교통처리계획 등을 수립하고, 부지 활용 방안을 검토한다. 공원이나 문화시설 등 주민복지나 주거상업시설인 대단위 아파트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시와 국방부는 옥동 군부대를 조속히 이전해야 하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1차 실무회의를 시작으로 분기별로 정기적인 실무협의체를 열어 군부대 이전에 따른 현안을 빠르게 해소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육군 제53보병사단의 예하 연대본부로 1984년 조성된 옥동 군부대의 면적은 10만3000㎡다. 울산 도심 내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으로 불린다. 도시계획상 용도는 제2종 일반주거지로 18층 이하 공동주택 건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시지가로 약 900억 원, 감정가는 15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