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교과학습 부진아동 외에도
- 정서·심리적 요인으로도 발생
- 부산 5개 센터 통해 지도·관리
- 치료 중점 학습종합센터도 개소
- 부모의 문제인식·관심 우선돼야

정서적 환경적 어려움 등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다요인 학습부진아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다요인 학습부진아들은 지적발달은 정상이고 일상생활에도 큰 어려움이 없는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확인이 어렵다. 부모들도 ‘내 아이가 어때서’라며 부정하는 사례가 많아 제때 적절한 지도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부산시교육청은 최근 부산진구 놀이마루 내에 부산학습종합클리닉센터를 개소해 학교-지역센터-종합센터로 이어지는 3단계 지원체계를 구축하면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요인 학습부진아의 특징과 선별 과정, 클리닉센터의 역할 등을 짚어봤다.

■학습부진아란

부산시교육청이 4%에 달하는 학습부진 학생을 돕기 위해 3단계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관심이다.

지난달 부산시 서부교육지원청에서 열린 서부학습종합클리닉 학습 코칭단 연수 자료 ‘학습부진과 학습상담 지도의 실제’에 따르면 2015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중·고교생의 4%가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본다면 전국에 600만 명의 초·중·고교생 중 24만 명가량이 학습부진아라는 의미다.

학습부진아는 크게 두 갈래로 나눈다. 지적발달은 정상이지만 읽기·쓰기·셈하기가 최소한의 목표 도달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기초학습 부진아동’과 기초학습은 되지만 각 학년별 교과 학습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학업성취 수준에 미달한 ‘교과학습 부진아동’이다. 이 중 다요인 학습부진아는 정서·심리적 요인이 더해진 경우를 말한다.

학교는 매년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진단검사와 심리검사 등을 실시해 부진아를 찾아낸다. 교육청이 매년 부진아 기준 점수를 안내하고는 있으나 학교 재량에 따라 검사 질문지를 일부 수정하거나 기준을 다르게 잡을 수 있어 부진아를 가르는 기준은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3단계 지원체계 구축

정부는 학습부진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1년 학습클리닉센터 시범사업을 거쳐 2013년 17개 시·도로 확대했다. 부산에도 5개 지원청마다 센터가 꾸려졌다. 센터에서는 학습지도, 학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학습코칭, 학습부진 원인 관리를 위한 학습상담과 병원·치료센터 등과 연계한 학습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학습지도는 학부모나 대학생교사들이, 학습코칭은 수석교사가 맡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초등학생 151개교 472명, 중학생 36개교 102명이 센터를 거쳐갔다. 올해도 4월까지 접수를 받은 결과 초등학생 300명, 중학생 67명이 센터의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시교육청은 이달 초 학습종합클리닉센터를 개소했다. 난독증 등 지역청 단위 클리닉센터에서 다루기 어려운 학생들을 별도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지역청 클리닉센터가 ‘학습지도’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 종합센터는 ‘학습치료’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따라서 소아정신과 전문의로 의료지원 인력풀을 구성해 해당 학생들을 약 10개월간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난독증 학생 실태파악, 상담과 해소 교육도 진행한다. 올해는 10~20명을 시작으로, 해마다 대상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부모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

센터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동의와 함께 부모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상당수 부모들은 우리 아이는 괜찮다며 센터 지원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서부클리닉센터 조현빈 수석교사(대신초 교사)는 “부모들에게 자녀가 학습부진아라고 말하면 대부분이 ‘우리 애가 왜 못하냐’거나 ‘어릴 때 머리를 다쳐서 그렇다는’ 등 핑계를 댄다. 일부 학부모는 학습부진아 교육을 특수학급으로 가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며 “어릴수록 효과가 큰 만큼 부모들이 결과를 받아들이고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사는 학습부진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부모의 무관심’으로 인한 영향이 가장 크다고 했다. 그는 “가정이나 친구 등 주변환경이 급격하게 변해 학습에 흥미를 잃는 경우도 있으나 부모의 무관심이 무엇보다 크게 작용한다. 부모들은 학원만 보내면 할 일 다했다고 하지만, 흥미가 떨어진 아이는 학원에 간다고 해서 실력이 신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만약 내 아이가 학습부진아가 아닐까 걱정된다면 기초학력 향상 지원사이트(www.basics.re.kr)에 접속해 진단 평가, 기초 학습, 교과 학습 자료를 검색해 활용할 수 있다. 또 교사에게 문의해 부산기초학력지원시스템(CANDI)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학습부진아의 특징　    (※자료 : 부산시 서부학습종합클리닉센터 학습코칭단  사전 연수 자료 ‘학습부진과 학습상담 지도의 실제’) ▶읽기 부진 해독(음독) 부진아는 책 읽기를 싫어하고 쓰기는 더욱 힘들어 함 문장에 나오는 단어를 모두 읽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는 단어만 읽음 문장 읽기에서 조사, 단어 등의 생략이 자주 발생 글자를 대체하거나 순서를 바꿔서 읽음 ( 예: 밑그림→그림밑, 벽시계→새벽에) 글자를 추측해서 읽는 경향이 있음 (예: 도회지→도화지) 글을 읽지만 내용을 이해하지 못함 (다른 사람이 읽어줄 때만 이해를 잘하면 해독능력 부족) ▶셈하기 부진 초1 직산 (세지않고 정확한 수량을 즉시 알아내는 것) 능력 부족 이어 세기 발달지연 수세기, 가르기와 모으기 등 수끼리 관계에 대한 지식 부족 초2 한자리 덧셈은 느리지만 어느 정도 되나 뺄셈은 어려워함 십진법을 10씩 묶어서 세는 약속의 일종으로 생각하지 못함 초3 나눗셈을 특히 어려워 함 문장 문제를 곱셈식이나 나눗셈식으로 바꾸기, 여러 자리 수 곱셈 어려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