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경찰청 “확인된 혐의 없어”

자유한국당 김기현 울산시장 예비후보 친동생의 토착비리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관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수사팀에서 배제된 뒤에도 같은 부서에서 근무 중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A 경찰관(경위)은 현재 울산경찰청이 수사 중인 김 후보 동생의 토착비리 사건을 3년 전 담당했다. 그 이후 인사로 타 부서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10월 다시 이 사건의 수사를 맡게 됐다.

이 사건은 2014년 당시 시장 동생이던 B 씨가 한 건설업자와 ‘아파트 시행권을 확보해 주면 대가로 30억 원을 준다’는 내용의 용역계약서를 작성한 것이 핵심 내용이다. 시장 동생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사업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다.

그런데 2개월 전 시장 비서실장의 형인 C 씨가 “과거 A 경찰관으로부터 이 사건과 관련해 협박과 청탁을 받았다”는 폭로와 함께 정황 증거가 될 문자메시지를 공개하고, 협박과 청부수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비서실장도 이 사건에 연루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경찰관이 수년 전 이 사건을 담당해 내용을 잘 알아 적임자라고 판단해 다시 수사를 맡겼을 뿐 비리 의혹은 알지 못했다”며 “수사 공정성 시비를 없애는 차원에서 A 경찰관을 수사팀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A 경찰관은 2개월이 지난 22일 지금도 울산경찰청 수사과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여전히 근무 중이다. 시장 동생 수사에서는 제외됐지만 진행 상황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경찰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경찰관은 “통상 경찰관이 수사 대상이 되면 전보 발령 등 인사 조처부터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A 경찰관은 논란 직후 발령을 예상했는데 그대로 남은 것은 다소 의외”라고 말했다.

울산경찰청은 “피소되거나 수사 대상이 된 경찰관에 대한 감찰은 결과가 나온 뒤에 진행된다. 현재 A 씨는 제기된 논란이나 의혹 외에 확인된 혐의가 없어 인사 조처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