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민중당 김 후보 사퇴 촉구
- 한국당 ‘기획수사’ 역이용 태세
- 김 후보, 송철호 후보 검찰 고발
- 정책 뒷전, 네거티브 변질 우려

6·13지방선거를 20여 일 앞둔 가운데 울산경찰청이 진행 중인 지역 토착비리 수사가 울산시장 선거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책 대결은 뒤로 밀리고 네거티브전으로 변질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3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울산경찰청은 지역 토착세력에 대한 부정부패 수사를 지난 3월부터 본격 착수했다. 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 등이 수사대상에 올랐고, 일부는 혐의가 적용돼 검찰과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자유한국당 김기현 울산시장 예비후보 주변에 대한 수사다.

김 후보 주변에 대한 수사는 현재 3건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수사가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수사가 이뤄지면서 실상은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사 결과는 물론 방향만 갖고도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증하듯 경찰 수사 착수 후 정당 간, 후보 진영 간 날선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김 후보가 공천을 받던 날(지난 3월 16일) 비서실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사실상 공개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자 한국당은 표적수사이자 기획수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소속 국회의원들은 황운하 청장을 항의 방문했고, 당원들은 지방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민중당 등은 도의적인 책임을 물으며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연일 압박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수사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일부 부실수사 지적이 나오며 정치적 이해 당사자 간의 공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국당은 수사 결과에 별다른 알맹이가 없을 경우 선거 개입을 위한 기획수사라며 이를 역이용할 태세다. 반대로 경찰 수사를 지지해온 민주당은 자칫 김 후보에게 면죄부 줄 만한 결과가 나와 역풍이 불까봐 내심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기간에 제1야당 후보 주변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다 보니 모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수사가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정치적 이해 당사자 간에 아전인수식 해석이 난무하는 상황이 돼 정책 대결은 뒤로 밀린 듯한 분위기”라며 “선거 막판까지 최대 이슈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김 후보 측은 “민주당 송철호 후보 측이 김 후보가 구입하지 않은 땅을 매입했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송 후보와 선거 사무장을 2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울산지검에 고발했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