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부지 준공 앞두고 건립추진

- 철도공단 역사 증축 일정 고려
- 2년 뒤 입주때 하자며 협의 미뤄

- 도시공사 “지금이 적기인데…”

부산 기장군 동해선 일광역과 현재 조성 공사 중인 일광신도시를 연결하는 보행로 건립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일광역을 관리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인데, 2020년 입주 예정인 일광신도시 주민이 실제 철도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부산 기장군 동해남부선 일광역(왼쪽 건물)과 일광신도시 택지 조성지 사이의 높이 차이로 인해 별도의 보행로 없이는 사실상 통행이 불가능하다. 선으로 표시된 부분은 일광신도시 조성 사업 시행사인 부산도시공사가 구상 중인 보행로 위치. 서순용 선임기자

일광신도시 조성 시행사인 부산도시공사는 지난달부터 일광역 2층과 일광신도시 광장 부지를 연결하는 길이 37ｍ 규모의 보행로 건립을 위해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협의를 위한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의 협조가 없어 사업이 진척되지 못하는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현재 일광신도시와 일광역 사이에는 2.8ｍ 정도의 높이 차이가 있어 일광신도시 주민이 일광역에 접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광역은 일광신도시 반대편인 일광면 구도심 주민 수요를 바탕으로 건립됐다. 도시공사는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형태의 보행로 계획안을 만들어 한국철도시설공단에 건립 필요성을 설득하고 나섰다. 보행로 건립에 드는 예산 10억 원도 부산도시공사가 부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은 일광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는 2020년에 일광역을 증축할 계획이며, 보행로 건립은 일광역 증축 이후에나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광신도시 택지 개발을 진행 중인 시공 업체와 부산도시공사의 입장은 다르다. 우선 증축은 부지를 넓혀 건물을 옆으로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위로 쌓아 올리는 형태로 진행되므로, 보행로를 만들더라도 증축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보행로 건립 절차를 서두르지 않으면 일광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는 2020년에 맞춰 보행로를 준공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광신도시 부지 조성 공사는 오는 12월 마무리되는데, 보행로 건립 협의가 부지 조성 준공 시점을 넘기게 되면 신도시 관리권이 자치단체로 넘어가 예산 확보 등 행정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부지 조성 공사 진행 중에 보행로를 건립하면 그만큼 관련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며 “보행로가 일광 원도심과 신도시를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할 수 있어 건립 자체로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한국철도공사와 의견 조율 등 내부적인 검토가 끝나야 보행로 건립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