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논란이 불붙었다. 우려한 지역갈등이 재연 조짐을 보인다.

▶15년간의 지역갈등이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으로 겨우 봉합된 상태다. 대통령 한 명의 결단으로 결정 날 일이 아니다. 가덕신공항을 재추진하려면 우선 정부와 수도권부터 설득해야 한다. 그들은 인천공항이 있는데 왜 동남권에 공항을 또 짓느냐고 한다. 설사 설득한다고 하더라도 영남권 5개 시·도 합의라는 큰 산이 남는다. 우리가 김해신공항을 포기하는 즉시 대구 경북 등 다른 지역은 밀양 등 다른 후보지를 내세울 것이다. 다시 지역 갈등의 시대로 되돌아간다. 합의하는 데만 3, 4년은 훌쩍 지나간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전에 대통령의 임기는 끝날 것이다. 선례를 남겼으므로 다음 정권이 들어서면 이는 또 백지화될 수 있다. 그럼 부산은 김해신공항도 가덕신공항도 모두 잃는다.

-김해신공항 건설이 시급한 이유는. 

▶부산은 그리 느긋한 처지가 아니다. 산업 체질을 바꿔 급변하는 경제 체제에 대비해야 한다. 4년간 시정을 맡아보니 산업에서 공항이 가장 중요한 걸 느꼈다. 미래는 국가 간이 아닌 도시 간 경쟁 시대다. 도시 간 경쟁과 교류, 이를 통한 상생 발전을 위해서는 직항 노선이 필수다. 공항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마이스(전시컨벤션산업) 관광 통상 문화예술 등 다양한 산업의 발전을 꾀할 수가 없다. 제대로 된 공항이 중요한 이유다. 일에는 타이밍이란 게 있다. 지금이 적기다. 제대로 만드는 데 전념해야 할 때다.

-간선버스급행체계(BRT) 사업이 전면 보류될 위기다.

▶BRT는 대중교통 중심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공사나 정착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불만이 많았지만 이는 불편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풀어야 한다. 민선 7기는 전임자 업무라고 무조건 부정하지 말고, 찬찬히 시간을 가지고 살펴보길 바란다.

-지난 4년을 자평하자면.

▶일자리 창출 성과를 가장 내세우고 싶다. 부산은 1980년대 성장억제도시로 지정되면서 중화학공업을 통한 성장을 하지 못했고, 1990년대 중반에는 벤처산업 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도약할 기회를 두 번이나 잃은 것이다. 지금 온 세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부산의 취약한 산업구조를 개편해 신성장 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역점을 뒀다. 111개의 기업도 유치했다. 여기에는 엑센트리와 같은 유명 첨단기업도 들어가 있다.

-선거로 돌아가, 보수가 한마디로 폭망했다.

▶지방선거에서 국민은 보수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총선부터 대통령 탄핵, 대선, 이번 지방선거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보수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안이하게 생각했다. 국민은 이를 적폐라 판단하고 이번에 ‘청소’를 한 것이다.

-보수(保守)를 보수(補修)하는 데 보수의 좌장으로서 역할론도 대두된다.

▶앞으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해야 한다.  합리적 보수 세력이 제대로 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 직접 나서기보다는 포럼 같은 공동체를 만들어 4차 산업혁명이나 인문학 등을 주제로 공부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일 것이다. 지방에서 출발한 이러한 ‘운동’이 중앙당을 바꾸는 방식이 돼야 한다.

-오 당선인과 부산시 공무원, 부산시민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당선인은 너무 중앙정치에 기대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방분권시대, 도시의 발전이 국가의 발전을 견인한다는 생각으로 도시경영을 했으면 한다. 공무원도 내가 시장이라는 생각으로 무조건 윗사람 코드를 맞추려 하지 않고 소신껏 일관성 있게 일을 했으면 좋겠다. 지난 4년간 과분한 사랑과 지지를 주신 시민에게 감사드린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