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측근 전 건설도시국장 임명 유력
- 일각 “정실인사 공무원 박탈감”

송철호 울산시장 취임으로 대규모 인사를 앞둔 가운데 경제부시장(1급) 인선을 놓고 공무원 사회 내부에 말들이 무성하다.

울산시는 지난 2일 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골자는 현재 경제부시장이 지휘·감독하는 환경녹지국을 행정부시장 산하로 이전하고, 대신 행정부시장 산하 교통건설국을 경제부시장 아래에 두는 것이다.

개정 조례안을 보면 ‘경제부시장은 시장을 보좌해 정책·기획 수립에 참여하고 창조경제본부와 일자리경제국, 교통건설국 소관 사무를 총괄하고 그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돼 있다. 민선 7기 출범에 따라 시정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부시장의 소관 사무를 조정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공무원 사회 내부에서는 갑작스러운 사무분장 조정이 특정인이 경제부시장으로 올 것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즉, 교통건설국을 산하에 두는 것은 정무직인 경제부시장 자리에 교통전문가를 영입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는 것이다.

실제 송 시장이 최근 간담회에서 경제부시장 교체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무관치 않다. 송 시장은 “경제부시장의 경우 울산에서 가장 중요한 일자리, 경제위기 극복,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의 과제를 함께 수행하기 위해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는 선거 당시 캠프에서 요직을 담당했고, 당선 이후에도 간사를 맡아 송 시장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전 건설도시국장 A 씨에게 자리를 주기 위한 선제적 맞춤형 조처라고 해석된다. 실제 이 같은 부서 조정은 송 시장 당선 이후 인수위 차원에서 논의돼, 취임 당일 입법예고하는 등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두고 시청 안팎에서는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우세하다. 현 김형수 경제부시장이 부임한 지 5개월밖에 안 된 데다, 역대로 기획재정부 출신이 맡아왔던 이 자리에 자체인사로 대체할 경우 중앙정부와 관계 악화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시는 당장 다음 달이면 정부를 상대로 내년도 국비 확보전에 나서야 하는데 이 문제가 앙금으로 남아 불이익 소재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공무원은 “행정 경험이 사실상 전무한 송 시장 입장에선 시정과 조직 내부를 잘 아는 조력자 역할을 해줄 A 씨가 가장 적임자이지만 정실 내지는 논공행상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며 “게다가 직급이 너무 높다 보니 공무원들 입장에선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