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하순 조례안 공개 계획에
- “긍정효과 보다 부작용 더 많다”
- 보수시민단체 반발 내일 집회

경남도교육청이 박종훈 진보 교육감 2기를 맞아 추진하고 있는 학생인권 조례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박 교육감은 지난 6·13선거에 출마하면서 학생인권 조례 제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경남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을 비롯한 보수 시민단체는 학생인권 조례 제정을 반대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부터 학생인권 조례 제정을 위해 교원 학부모 시민단체 관계자 등 23명이 참여한 가운데 TF를 운영, 서울·경기 등 다른 시·도 조례를 참조해 조례 초안을 만들었다고 10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 초안을 갖고 이달 초부터 배진수 학생생활과장이 단장인 20명 규모의 TF를 가동해 조례안 문구 수정 등 학생인권 조례안을 완성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달 하순께 완성된 조례안을 언론에 공개할 계획이다. 이어 8, 9월 두 차례 공청회를 갖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

공청회에 참여할 패널은 공개모집해 선발하고 학생인권 조례 제정을 반대하는 경남교총 등에도 조례안을 보내 공청회에서 열띤 토론을 거쳐 학생인권 조례를 제정하기로 했다. 그 이후 9월 중순께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10월 19일 경남도의회에 조례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도의회는 12월 제359회 본회의에서 조례안을 심의·의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로드맵이 알려지면서 조례를 반대하는 단체의 저항이 격렬해지고 있다. 10일 동성애동성혼 개헌반대 경남연합과 경남미래시민연대, 경남학생인권조례반대 연합 등 시민단체는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생인권 조례는 교육 현장에서 교사를 교육의 주체가 아니라 수수방관자로 내몰고 있다”며 “인권조례 제정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학생인권 조례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학습능력의 지속적인 하락, 바람직한 학교 문화 파괴, 학생 간 성 범죄 증가, 교사에 대한 폭력 및 성 범죄 확대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12일 오후 도교육청 정문에서 1차 ‘기도의 밤’ 행사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반대 집회를 가질 게획이다. 이들은 만일 도교육청이 조례 제정을 강행할 경우 시민단체와 연계해 교육감 퇴진운동도 전개할 방침이다.

이에 박 교육감은 “학생인권이 교권과 충돌한다는 오해가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도교육청에서는 교권을 보호하는 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생인권 조례는 서울·경기·광주·전북 등에서는 제정돼 현재 시행 중이다. 경남의 경우 2012년 도민 3만7000명이 서명해 주민발의로 인권 조례 제정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