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새벽 4시 김지은 씨가 부부 침실로 들어와 3~4분 가량 머물렀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아내 민주원. 연합뉴스.

지난 13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안 전 지사 아내 민주원 씨가 재판정에서 쏟아낸 말 중 일부다.

많은 이들 민주원 씨가 재판에 출석하게 되면 김지은 씨의 평소 행동 등에 대한 증언을 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13일 발언은 생각보다 수위가 높았다.

증언대에 앉은 민 씨는 지난해 김 씨가 부부침실로 들어왔던 사건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이튿날 “당신을 위험에 빠드릴 사람이니 조심하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에 대한 민 씨의 증언은 김 씨 평소 태도를 언급해 김 씨 주장 신빙성을 흔들어 놓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민 씨 증언을 들은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당시 참석자들이 술을 마셔 불미스런 일을 막기 위해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지키다 잠들었다”며 “부부 침실에서 기척이 들려 1층으로 내려왔다”고 밝혔다.

민 씨 뿐만 아니라 안 전 지사측이 함께 일했던 이들을 대거 증인으로 신청해 김 씨에 대한 ‘폭로전’에 가까운 증언을 쏟아냄에 따라 김 씨 변호인은 물론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도 반발하고 있다.

김 씨 변호인은 “김 씨는 자책감과 불안 심리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라며 “적절하게 신문을 제한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사안과 무관한 피해자의 성향을 공격하는 것은 지양해 달라”고 전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피고인 측 증인이 김 씨를 ‘거짓말 하는 사람’, ‘안희정을 좋아한 사람’으로 몰고 갔다”고 비판했다. 또한 새벽에 침실에 들어왔다는 사건과 관련해선 “해당 사건의 전후 맥락이 안 전 지사측 주장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렇듯 민 씨 증언 이후 김 씨에 대한 인신공격 등 2차 피해가 확산되자 온라인 공간에서도 민 씨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찾아볼 수 있었다. 한 누리꾼은 ‘민주원 씨 나가도 너무 나가네’라며 ‘김지은을 사회적으로 매장 시킬 생각인가?’라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