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초 495억서 638억원 재계약
- 도시公, 도로개설비 24억 지급
- 업체는 비용 더 달라고 소송까지

- 부산시 감사서 특혜의혹 제기
- 담당자 징계요구에도 계속 불응

전 부산시장 측근 K 씨가 부산항신항 북컨테이너터미널 배후부지 중 준공업용지 10만여 ㎡에 대해 해당 용지에 들어설 건축물의 용도를 변경해 196억 원의 차익을 냈다는 지적(국제신문 지난 17일 자 6면 보도)과 관련해, K 씨 회사와 부산도시공사 사이에 의문의 계약이 이뤄졌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포착한 부산시 감사관실이 도시공사에 이를 시정하고 관계자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공사는 이를 묵살했다.

19일 시 감사관실에 따르면 허남식 전 시장 시절 정무보좌관을 지낸 K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B 사가 2013년 8월 도시공사와 495억 원 규모의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대상지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일대 토지(10만7000여 ㎡)였다. 그런데 시 감사관실은 2016년 상반기 특별감사와 정기감사에서 해당 토지 건축물 용도 변경 등 B 사가 전시용지인 이 땅을 되판다는 사실을 알고서 도시공사에 이를 바로잡도록 지적했다.

이에 도시공사는 감정평가를 거쳐 B 사와 애초보다 143억 원을 더한 금액인 638억 원에 변경 매매계약을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본계약에는 없던 내용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해당 토지는 특별계획구역으로 매수자가 지구단위계획 변경·도로 개설 등을 할 수 있지만 여기에 드는 비용은 매수자인 B 사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변경 계약에서 이 비용을 도시공사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도시공사는 이를 근거로 2016년 10월 B 사에 24억 원을 지급했다.

시 감사관실은 이런 계약에 특혜성이 있다고 봤다. 시 감사관실 관계자는 “공기업이 이처럼 민간 회사의 편의를 헤아려 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도시공사 측은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도로 개설 비용 보전 등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재협상을 요구했으나 그대로 진행해 24억 원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반면 도시공사 측은 24억 원 지급이 필요한 조처였다고 설명했다. 땅값이 올랐다는 이유에서 이익금을 회수하려고 변경 계약을 맺은 만큼, 그때까지 매수자인 B 사가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도로 개설에 들인 비용을 보전해 주는 것이 옳다고 본 것이다. 도시공사는 오히려 B 사로부터 피소됐다. B 사가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도로 개설에 77억 원이 들었다고 주장하며 곧장 소송을 제기해 지금까지 변론이 진행되고 있다. 해당 토지 매매 계약 문제와 관련해 시 감사관실은 공사의 해당 직원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공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 감사관실 관계자는 “담당 실장 등 3명의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도시공사는 ‘불문훈계’를 결정했다. 재심의 요구에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