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아 수영장은 8곳밖에 없어
- 수업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
- 교육청 “전용수영장 건립계획”

“수영장은 부족한데 생존 수영 교육 대상만 늘어나니, 수영장 예약 전쟁입니다.”

부산 연제구 연신초등학교 교사 이동윤(43) 씨는 지난 2월 수영장 예약할 때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초등학교 3, 4학년 생존 수영 교육을 담당하고 있어 연초 수업계획서가 최종 확정되면 바로 다음 날 인근 수영장을 예약한다. 그러나 이미 상반기 예약은 꽉 차 있었다. 다른 지역의 수영장도 고려했지만 버스로 30~40분 걸려 안전 문제상 포기했다. 3~4일을 동분서주한 그는 결국 남들이 꺼리는 추석 직후에 수영장을 겨우 빌렸다.

이 교사는 “올해 교육 대상자가 4학년 학생으로 확대되면서 수영장을 예약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앞으로 유치원생까지 교육이 확대된다는데 교육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생존 수영 교육을 진행할 수영장이 부족한 상황에서 교육대상자가 확대되면서 교육청에 비상이 걸렸다. 부족한 수영장 탓에 지금도 부산시교육청은 전체 초등학생이 아닌 3, 4학년 4만951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애초 2020년까지 전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것을 권장했다. 생존 수영 교육은 1년에 최소 10시간 진행된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생존 수영 수업을 유치원생까지 확대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부산에서는 리라유치원, 엄궁제일유치원, 여고유치원이 선정됐다.

현재 부산 지역 내 수영장은 74곳(2017년 기준)에 불과하다. 그중 국민체육센터 내 공공수영장 13곳은 주민들이 이용하면서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사용하기 어렵다. 또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오전에만 수업을 진행해 수영장을 예약하기가 더욱 빠듯하다.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생존 수영 수업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치원생의 경우 안전 문제로 수심이 낮은 유아 수영장에서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 그런데 현재 부산지역 내 유아 수영장은 8곳밖에 없다.

시교육청은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교육대상을 확대하는 건 무리라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수영장은 턱없이 부족한데 교육 대상자만 확대돼 현장 일선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며 “생존 수영이 안전을 위한 교육인 만큼 과밀운영되지 않도록 인프라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학생들을 위한 전용 수영장 건립을 계획 중이다”고 밝혔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