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장에 송기인 신부 추대

- 이달 등기 마치면 공식 출범

- 기념일 10월 16·18일 중 택일

- 추후 재논의 거쳐 결정키로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을 계승할 기념재단이 마침내 건립된다. 1979년 항쟁이 일어난 지 39년 만이다. 그동안 부마항쟁의 뜻을 계승할 주체가 없다는 국제신문의 지적(지난해 6월 22일 자 6면 보도)이 재단 설립의 단초가 됐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설립추진위원회(재단설립추진위)는 22일 오후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발기인 총회를 열고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설립을 공식화했다. 부산과 마산지역 관련 단체 회원 100여 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재단의 정관과 이사장 등 임원진을 확정했다.

재단 이사장에 송기인 신부, 상임이사에 고호석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부이사장이 각각 추대됐다. 이사는 총 21명으로 부산 출신 8명, 마산 출신 9명, 다른 지역(서울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5·18기념재단 이사) 출신 2명, 재단 이사장, 상임이사로 구성됐다. 

이사장과 상임이사 임기는 3년으로 부산과 마산지역 인물이 번갈아가며 맡기로 했다. 초대 상임이사가 부산지역 인물로 추대되면서 마산지역에서 상임이사가 임명될 땐 부산 출신 이사가 9명, 마산 출신 이사가 8명이 된다.

정관에는 헌법적 가치가 담겼다. 정관 1조에 “이 법인은 유신독재에 항거한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을 기념하고 계승하는 사업을 전개해 민주주의와 우리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면서 유신체제에 저항권을 행사한 부마민주항쟁의 뜻을 이어받기로 했다.

부산과 마산지역에서 일어난 부마민주항쟁의 특성으로 인해 재단 사무실도 지역에 각각 두되 공식사무실 역할을 교대로 맡기로 했다. 부산 출신 인물인 송기인 신부가 초대 이사장이 되면서 향후 3년간 부산사무실이 재단의 공식사무실 역할을 하고, 이후 마산 출신 인물이 이사장이 되면 마산 사무실을 공식사무실로 사용한다.  

이날 결정하려던 부마민주항쟁 기념일은 합의를 이루지 못해 연기됐다. 부산지역 인사들은 항쟁이 일어난 10월 16일을, 마산지역 인사는 당시 마산까지 확산된 10월 18일을 기념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부산과 마산에 연고가 없는 역사·사회학을 전공한 전문가 10명 중 3분의 2 이상(66.6%)이 추천한 날짜를 기념일로 합의하기로 했으나, 그 결과 ‘10월 16일’이 6명, ‘10월 18일’이 3명, ‘미결정’이 1명으로 나오면서 60%에 그쳐 추후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재단은 곧 행정안전부에 신청서를 낸 뒤 이번 달 중으로 법인 등기를 마치면 그 날을 공식설립일로 지정할 예정이다.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심의위원회 조태제 위원장은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재단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계승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