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공 수년 지났지만 이행 안 해
- “영업손실·재산가치 하락” 원성

부산시가 최근 개통된 산성터널 접속도로의 공사 당시 주민에게 약속한 경관사업을 진행하지 않아 반발을 사고 있다. 지역구 의원들은 시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하며 사업 촉구를 요구하고 나섰다.

3일 부산 북구의회와 부산시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시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558억 원을 들여 산성터널 접속도로(화명 측) 1, 2공구(669ｍ) 공사를 완료했다. 공사 시작 전부터 주민은 소음 분진과 도시미관 저해 등을 이유로 수년간 고가교의 지하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많은 사업비와 공기 지연 등을 이유로 지상 건설이 확정됐고, 대신 시는 2010년께 주민들에게 고가도로 상·하부 미관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약 190억 원을 들여 LED 조명과 조경을 설치하고 교각하부 갤러리 및 문화공간 조성 등으로 광안대교 이상의 명소를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하지만 산성터널이 개통된 지금까지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화명고가교는 2015년 준공 후 약 3년간 거의 방치됐고 현재 콘크리트 교각 상판이 그대로 노출돼 미관을 저해하고 있다. 공사가 약 10년간 이어지며 상권 영업 손실과 상가건물의 재산 가치도 하락했다.

고가교가 보이는 건물의 3, 4층 건물은 현재 평당(3.3㎡) 약 700만 원에 형성돼 있다. 고가교가 없었다면 1000만 원에 달했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고가교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4층은 고가교에 가려 미관이 안 좋고 광고효과도 떨어진다”며 “공사가 진행된 수년 동안 교통 체증으로 시민이 상가를 찾지 않아 상가 매출도 30%는 떨어졌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역구 의원들도 한목소리로 경관개선사업을 촉구하고 있다. 북구의회는 지난 7일 “화명고가교가 더 이상 흉물로 방치되지 않도록 경관개선 사업을 조속히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부산시의회 이동호(북구) 의원도 시의 경관개선사업 약속 미이행을 지적하는 내용을 담은 5분 발언을 곧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약속은 했지만 예산 반영이 안 돼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당시 경관사업을 위해 국토교통부에 예산을 요청했으나 반영이 안 돼 사업을 진행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현재 경관사업은 북구가 자체적으로 예산을 들여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시를 끝까지 괴롭히며 투쟁해야 요구를 들어주고 시 사업에 대승적으로 협조하면 결국 주민만 무시당하고 피해 본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기고 있다”며 “10년 전 약속에 관해 지금까지도 예산이 없단 핑계를 대고 있다. 시는 과거 약속을 반드시 지켜 주민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