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1일 협동조합 설립 공론화
- 시민 의견 토대로 후원회 조직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기점으로 올해 초 문을 닫은 국도예술관(예술영화 전용극장)의 부활 움직임이 본격화된다. BIFF 기간 수렴한 시민 의견을 토대로 후원회가 만들어지고, 연내 협동조합이 조직돼 예술영화 전용극장 설립 시동을 건다.

	지난 6일 부산 중구 중앙동 모퉁이극장을 찾은 부산독립예술영화관 설립추진위원회와 시민이 영화 ‘그들 각자의 영화관’을 감상하고 독립예술 전용극장 설립 및 운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독립예술영화관 설립추진위원회(이하 독립영화관 설립위)는 올해 BIFF에 출품된 박배일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라스트 씬’이 티켓 오픈 10분 만에 매진됐다고 8일 밝혔다. 라스트 씬은 남구 대연동에 있다가 사라진 국도예술관의 폐관 전 1개월을 기록한 작품으로, 이번 영화제에서 3회에 걸쳐 상영된다. 300여 석 가운데 온라인 판매분 60%가 빠르게 매진되면서 국도예술관이 사라진 데 대한 시민의 아쉬움이 드러났다.

하지만 올해 BIFF는 국도예술관으로 대표되던 지역 예술영화 전용극장 부활의 기점이 될 전망이다. 국도예술관 폐관 이후 지난 6월 출범한 독립영화관 설립위는 지역 예술영화 전용극장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다. 국도예술관 프로그래머로 활동했던 설립위 정진아 공동대표는 “시민을 대상으로 후원자를 모집하고 협동조합을 출범해 내년 조합원을 모집하는 데 뜻이 모였다”며 “올해 BIFF를 찾은 시민으로 부터 예술영화 전용극장의 형태·운영방식 등 의견을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중구 모퉁이극장에서 열린 ‘커뮤니티 BIFF’는 시민 논의가 이뤄진 첫 자리였다. 약 30명이 ‘그들 각자의 영화관’을 관람한 뒤 부산 예술영화 전용극장의 필요성과 운영에 대해 1시간30분간 의견을 주고받았다. 시민의 책임감 있는 예술영화 전용극장 이용과 부산시 등 기관의 전폭적인 행정지원 등 의견이 제시됐다. 조력자(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한 박배일 감독은 “시민이 그리는 예술영화 전용극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 뜻깊었다. 비슷한 자리를 마련하면 지역 사회와 예술영화 전용극장을 연결할 방법 등 논의가 확장될 수 있을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BIFF 기간 독립영화관 설립위는 10일과 11일 라스트 씬 관람 이후 GV(관객과의 만남)와 ‘라스트 씬의 밤’을 추가로 진행한다. 오는 11일 라스트 씬의 밤은 후원자 모집 및 조합 설립을 처음으로 공론화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모퉁이 극장 김현수 대표(독립영화관 설립위 공동대표)는 시민 참여를 호소했다. 김 대표는 “영화도시 부산에서 예술영화 전용극장이 없어진 데 대해 실망하는 시민이 많다. 올해 예술·독립영화 상당수가 부산에서 상영되지 못했다”며 “부산 예술영화 전용극장 설립과 이용에 대한 적극적인 시민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도예술관은 2005년 중구 남포동에서 문을 열어 2008년 남구 대연동으로 이전했다. 부산 독립·예술영화의 산실로 사랑받았으나 지난 1월 문을 닫았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