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구, 청소·안전요원 고용차
- 부산시에 관리비 3억 요청 불구
- 올해 이어 내년도 편성 안 돼

전국 명소로 자리 잡은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이 예산 부족으로 내년부터 쓰레기 대란이 예상된다. 성수기 하루 최대 5ｔ에 달하는 쓰레기를 처리할 관리비가 없어 구가 애를 태우고 있다. 그동안 시로부터 관리비를 받았으나 내년 관리비 지원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수영구는 민락수변공원 관리를 위한 부산시 보조금이 내년 시 예산에 편성되지 않았다고 14일 밝혔다. 올해에 이어 2년째다. 시는 1999년 3억8400만 원을 시작으로 2017년 2억 원까지 줄곧 민락수변공원 관리를 위한 시 보조금을 지급했으나 올해부터 중단했다. 이에 수영구가 지난 1월 특별교부금으로 2억 원을 신청했으나 부산시는 그마저도 깎인 금액인 1억7500만 원을 지급했다. 시 해운항만과 관계자는 “시 예산 부서에 관리비를 요청했으나 재정 여건상 예산 배정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시는 민락수변공원이 수영구에 속한 시설물로 유지·관리를 위한 예산은 기초단체 몫이라는 논리다. 올해는 연초에 확보한 특별교부금으로 겨우 공원 관리 예산을 충당했지만 내년에는 이것마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영구가 요청한 2억 원은 수변공원을 청소하는 기간제 노동자와 성수기 관광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질서안전 인력 고용, 쓰레기 처리 비용 등으로 쓸 계획이었다.

1997년 5월 문을 연 민락수변공원은 바다 곁에 휴식 공간을 마련한 국내 최초의 해안수변공원이다. 광안대교가 한눈에 들어오는 3040㎡의 넓은 스탠드는 사계절 내내 관광객이 붐비는 곳이다. 근처 수산시장에서 산 해산물을 먹으며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해져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지난 6월부터 넉 달 동안 수변공원을 찾은 행락객만 수영구 추산으로 200만여 명에 이른다. 수영구는 이 기간을 성수기로 보고 인력을 추가 투입한다. 당장 내년부터 예산이 끊기면 빠듯한 기초단체 예산에서 2억 원을 끌어다 쓰기 어렵다. 전국적인 인기로 관광객을 부산으로 끌어들이고 있지만 책임은 부산시가 아닌 수영구만 져야 한다.

해수욕장은 부산시가 본예산에 편성해 기초단체에 관리비를 지원한다. 해수욕장은 지원 대상이고, 수변공원은 아니다는 논리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구의 입장이다. 강성태 수영구청장은 지난 2일 수영구의 현안 사업을 위한 시비 확보를 위해 오거돈 부산시장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민락수변공원의 관리운영비 3억 원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부됐다.

김봉기 기자

민락수변공원 부산시 보조금 추이 1999년 3억8400만 원 2000~2008년 3억 원 2009~2017년 2억 원 2018년 0원 (특별교부금 1억7500만 원) 2019년 0원 ※자료 : 수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