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개 도시에 콜센터를 두고 합숙까지 하면서 160억 원대 보이스피싱 사기를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합숙생활을 한 중국 현지 숙소.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범죄단체 가입·활동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문모(26) 씨 등 41명을 구속하고, 공범 10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문 씨 등은 중국 웨이하이, 다롄, 지린, 옌지, 웨이팡 등지에서 2015년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금융기관 대환대출로 속이거나 검사로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으로 피해자들로부터 40억 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 일당은 중국인 4명을 제외하면 모두 한국인이다.

이들은 중국 현지 콜센터에서 관리총책, 팀장, 상담원 등으로 역할을 나눈 후 합숙생활을 하면서 체계적으로 범행했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02’ ‘1588’ 등 번호로 전화를 걸어 피해자들이 가짜 검찰청 홈페이지에 접속하게 한 뒤 현금 이체를 유도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문 씨 일당이 자신의 회사, 연봉, 대출기관, 대출금 등의 자세한 개인정보를 알고 있어 쉽게 속아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문 씨 일당은 또 ▷상호 간 본명 사용 금지 ▷조직원 인적 사항 및 범행방법 누설 금지 ▷범행 때 개인 휴대전화 반납 등의 행동강령을 정해 체계적으로 조직을 관리했다.

특히 경찰에 검거되면 “해외여행을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했다”고 진술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직원들에게 30여 평 규모의 2인실을 제공하고, 범행에 성공하면 1주일 단위로 실적에 따라 범죄 수익의 5~12%를 중국 위안화로 주며 적극적인 범행을 유도하기도 했다.

경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16명을 인터폴에 수배했으며,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12명을 추적하고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자만 128명이며, 문 씨 일당이 2년6개월간 사용한 통장의 입출금 금액으로 미뤄 전체 피해액은 16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류민하 기자 skycolor@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