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정기고사 시험문제·정답 유출 사건 수사결과가 발표된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숙명여고에서 학생들이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 교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 문제·정답 유출 사건의 경찰 조사가 마무리되자 서울시교육감 조희연이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조 교육감은 13일 입장문을 내고 쌍둥이의 퇴학과 성적 재산정을 숙명여고에 재차 권고했다고 밝혔다. 학생 퇴학과 성적 재산정 권한은 학교장에게 있다. 이어 “유사한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직원이 자녀와 같은 학교에 재직하지 않게 철저히 관리하겠다”며 상피제(相避制)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에서 8월 말 기준 79개 중·고교(고등학교 55개교·중학교 24개교)에 부모인 교사 116명과 자녀가 함께 다닌다. 함께 학교를 다니는 경우는 사립이 65개교 101명으로 공립 14개교 15명보다 월등히 많다. 사건이 일어난 숙명여고도 사립고등학교다.

교육청은 공립학교 교사의 경우 내년 3월 다른 학교로 옮기도록 할 방침이고, 사립학교 교사는 학교법인 내 다른 학교로 이동하도록 적극 권고할 방침이다.

한편 쌍둥이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 A(51) 씨에 대해 경찰은 지난 12일 1학년 첫 중간고사 시험을 제외하고 시험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쌍둥이 자녀와 함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자백을 할 경우 쌍둥이 자매에 대해선 검찰에 송치하지 않는 선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지난 8일 마지막 소환조사에서 A 씨는 “이제라도 자백을 하면 어떻겠냐”는 경찰의 권유에 “경찰이 여론에 떠밀려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숙명여고 학부모들은 학교와 교육청의 입장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드러내면서 “숙명여고에 교사 학부모를 둔 졸업생의 내신 비리 가능성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지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