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유명 자동차 부품사 대표가 미국 완성차 회사 임원에게 38억 원의 납품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가운데 35억 원은 검찰과 미국 수사당국의 공조로 환수됐다.

부산지법 형사7부(김종수 부장판사)는 배임증재와 외국환거래법, 조세범처벌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8)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A 씨가 제공한 불법자금의 일부인 319만 달러(35억 원 상당)도 몰수했다.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2015년 10월 미국 완성차 회사의 임원인 한국계 미국인 B 씨에게 3500만 달러 상당의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조건으로 2회에 걸쳐 회사자금 345만 달러(38억 원 상당)를 속칭 ‘환치기’를 통해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또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회에 걸쳐 6500만 원 상당의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고, 2013~2016년 총 124차례에 걸쳐 62억 원 상당의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비슷한 시기 1억7000만 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받은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외환거래의 투명성을 훼손하고, 불법적인 거래수단으로 악용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수사에 적극 협조해 배임증재 범행으로 지급된 돈 대부분이 몰수보전됐고, 조세범 처벌법 위반으로 발생한 세금 역시 성실히 납부한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A 씨가 B 씨에게 건넨 뒷돈 345만 달러 가운데 320만 달러(35억 원 상당)는 미국 연방수사당국과 한국 검찰의 국제수사공조로 지난 3월 환수됐다.

한편 부산지검은 올해 들어 약 275억 원의 범죄수익을 환수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