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료 판매 부스 늘자 갑론을박
- 일부 관람객 “상업화 우려”
- 전문가 “게임산업의 한 축”

지스타 행사 첫날인 15일 입장을 3시간이나 남긴 오전 9시께 행사장인 해운대구 벡스코 앞은 이미 수백 명의 대기 행렬로 장사진을 이뤘다. 전날 밤 9시께부터 날이 새도록 줄을 선 관람객도 다수 있었다. 이날 오전 5시께부터는 본격적으로 인파가 몰렸다. 이들은 “새 게임을 빨리 만져보고 싶다”거나 “뒤에서 기다리는 게 싫어 일찍 왔다” 등 들뜬 반응을 보였다.

	지스타 2018이 개막한 15일 오전 부산 해운대 벡스코 행사장 입구에서 관람객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전민철 기자

특히 행사 첫날 참가 게임업체들의 한정판 ‘굿즈’ 판매 소식이 알려지면서 마니아가 대거 지스타를 찾았다. 밤새 입장을 기다린 강모(22·경기 연천군) 씨는 “S게임 굿즈를 선점하는 게 1차 목표”라며 “게임 캐릭터 일러스트 그림, 쿠션, 아크릴 그림판 등으로 구성된 굿즈는 세트당 2만5000~5만 원에 한정판으로 풀린다. 아차 하는 순간 구매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스포츠 부스 앞에는 경기를 구경하려고 모인 게임 유저가 수백명씩 줄을 서는 바람에 걸음을 옮기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특히 오후 2시부터 BJ 64명이 배틀그라운드 실력을 겨룬 ‘아프리카TV BJ 멸망전 시즌5’ 파이널 경기 부스 앞은 흥분한 팬으로 가득 찼다.

지난 2월 출시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도 인기를 끌었다. 에드 조브리스트 에픽게임즈 디렉터는 이날 미디어 간담회에서 “포트나이트는 전 세계 2억 명이 즐긴다. 한국 유저에게도 해외에서 사랑받는 이유를 알려주고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처럼 뜨거운 열기에도 한쪽에선 지나친 상술을 지적하며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게임업체들의 굿즈가 주 구매층인 10·20대 초반 소비자가 사기에 비교적 비싼 등 팬심을 이용한 상술이 지나쳤다는 주장이다.

부산지역 고교 2학년생인 김모(18) 군은 “게임을 먼저 체험하려고 밤을 새웠다. 그런데 굿즈는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 언감생심”이라며 “예년에 견줘 행사장 내 유료 판매가 늘어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 역시 “게임 소비의 주류를 이루는 10대, 20대 학생들을 고려해 각 업체 부스가 무료 행사로 관심을 끄는 게 더 낫다”며 “지난해 행사 때 게임 일러스트레이터의 선착순 팬 사인회가 있었는데 전날 밤부터 노숙 대기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상대 신준식(모바일 게임 전공) 교수는 “특히 올해 지스타에서 행사장 내 유료 판매 부스가 는 것은 사실”이라며 “유료 판매는 양날의 검이다. 상업성을 경계해야 하지만, 순수하게 게임이 좋아서 용돈을 모아 굿즈를 구매하는 청소년의 소비문화도 게임산업의 한 축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