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어 문학·독서영역 까다롭고

- 수학 9월 모평보다 다소 쉬워

- 절대평가 영어 변별력 갖춰 복병

15일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불수능’이라 불렸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국어가 어려워 첫 교시부터 수험생의 긴장도를 높였던 것으로 보인다. 수학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지만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약간 쉬웠고, 영어는 신유형 문제로 인해 지난해보다 까다로워 변별력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수능’만큼 어려웠던 국어

1교시 국어영역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 6월 모의평가 난이도와 비슷하며,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전반적으로 문학과 독서 영역에서 EBS 교재와 연계된 지문이 출제됐다. 문학은 26번 문항은 유치환의 시 ‘출생기’와 김춘수의 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등과 관련된 문제가 나왔다. 유치환의 시 ‘출생기’는 EBS 연계 작품이 아니라 수험생들이 잘 접하지 못해 낯설어했다.

이와 함께 독서 영역도 어려웠다. ‘서양과 동양의 천문이론’이라는 화제에 대해 과학적·철학적 설명을 연계한 융합지문(27~32번)이 매우 까다로웠다. 특히 31번 문항은 만유인력의 법칙과 중국의 천문학과의 관계를 물었는데, 상위권의 변별력을 가르는 고난도 과학지문으로 평가된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정확히 알고 추론해야 하는데 만유인력의 개념 이해와 추론 자체가 쉽지 않아 가장 어려운 문항으로 꼽힌다.

화법과 작문은 교과서에 중요 학습활동으로 등장하는 ‘고쳐 쓰기를 위한 회의’를 문제화한 문항과 ‘로봇세(로봇세금)에 관해 주장하는 글쓰기’를 소재로 한 문제 등이 나왔다. 권태윤 경혜여고 교사는 “지난해 국어 1등급이 94점이었는데 그때보다는 어렵다. 지난 6월 모의평가 1등급은 91점인데 이번 수능은 보수적으로 보면 89~90점으로 예상할 정도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권 교사는  “문학과 독서 영역이 까다로웠고 21번부터 32번까지 난도가 높은 문제가 포진해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보다 약간 평이한 수학

수학영역은 가·나형 모두 지난해보다 다소 평이했다. 수학 가형은 지난해 수능이나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약간 쉬웠고, 수학 나형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려우면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과 학생들이 푸는 가형은 미적분Ⅱ 12문항, 확률과 통계 9문항, 기하와 벡터 9문항이 출제됐다. 문과생들이 선택하는 나형은 수학Ⅱ 11문항, 미적분Ⅰ 11문항, 확률과 통계 8문항으로 채워졌다. 확률과 통계의 3문항은 가·나형 공통으로 출제돼 공통 문항 수는 지난해 수능보다 1문항 줄었다. 

가형은 이전 시험과 패턴이 비슷해 기출 문제를 성실하게 풀어보고 준비한 수험생이라면 익숙하게 느꼈을 수 있다. 가형은 21번과 29번 문제가 어려웠다는 게 중론이다. 우영진 부산국제고 교사는 “올해 수학 가형의 21번은 지난해보다는 좀 쉬운 편이라 약간 더 높은 점수를 기대할 수 있겠다. 29번과 30번은 전통적으로 변별력을 주기 위해 어렵게 출제되는데 올해도 비슷했다”고 봤다.

문과 학생들이 선택하는 수학 나형은 21번과 30번이 난해했다. 21번은 함수의 극한과 함수의 연속성을 이해하고, 주어진 함수값을 구할 수 있는지 물었다. 30번은 함수의 접선과 그래프 개형을 이용해 문제 해결이 가능한지 평가하는 문항이다. 김대은 부산과학고 교사는 “올해 9월 모의평가나 지난해 수능과도 비슷해 수학 나형은 90~92점 정도가 1등급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21번이 어려웠지만 개념만 제대로 알면 최상위권 학생에게는 어려움이 없었을 문제이므로 21, 29, 30번에서 등급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난도 높아져 변별력 갖춘 영어

지난해는 절대평가가 처음 도입돼 난이도가 평이했던 것과 달리 이번 영어영역은 시간에 쫓겼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1등급 비율이 약 8%였던 지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유형으로는 21번의 밑줄 친 부분의 함축적 의미를 찾는 문항이 나왔으며, 지난해보다는 난도가 높아 등급 간 변별력을 갖췄다. 특히 37번 문항의 순서 맞추기는 난도가 높아 변별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42번 문항의 문맥상 어휘 추론도 까다로운 것으로 평가됐다. 최은희 동래고 교사는 “이번 영어영역은 6월과 9월 모의평가의 중간 정도 난이도다. 듣기 영역에서 말하기 속도가 빨라 지난해 수능보다 더 까다로웠던 측면이 있다”면서 “작년 수능에 견줘 고난도 문제와 아주 평이한 문제가 줄어 등급 간 변별력이 좀 더 확보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