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장·시의회의장·시교육감
- ‘리더 산타’돼 후원 이끌기로

국제신문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제12회 초록우산 산타원정대 후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오거돈 시장, 김석준 교육감 등 지역 인사가 산타가 돼 초록우산 재단에 사연을 접수한 저소득층 아동을 후원하는 것으로 일반 시민도 참여할 수 있다.

	‘제12회 산타원정대’ 캠페인을 앞두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접수된 사연 편지들. 어린이재단 제공

“발레리나가 되는 게 꿈이지만 마음대로 뛰는 것도 힘들어요. 하늘에서 비 대신 돈이 내려서, 치료를 받고 건강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9살 정은(가명)이는 백혈병 합병증의 고통에서 벗어나길 매일 기도한다. 정은이가 면역억제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의 재생불량성빈혈을 진단받은 것은 4살 때다. 다행히 셋째 언니의 골수를 이식받을 수 있었지만, 매일 부작용에 신음하며 하루를 삼켜낸다. 곪아서 피가 나는 손끝에는 손톱이 빠져나갔고 피부염증 탓에 고통으로 눈물짓는 정은이를 보며 치료비를 걱정해야 하는 엄마 아빠의 마음도 타들어간다.

“동생은 평생 머리에 펌프관을 꽂고 살아야 하니까 내가 항상 양보해야 해요.” 뇌병변장애가 있는 동생 유민(가명·10)이를 돌보는 누나(12)는 또래 아이들과 뛰어놀지 못한다. 뇌척수액을 뽑아내는 큰 수술을 받은 유민이는 제대로 걸을 수 없어 가파른 오르막과 계단을 오르는 동안 누나는 유민이를 부축해야 한다. 엄마가 일을 나간 동안에는 한시도 유민이 곁을 떠나지 못한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여름, 집 내부 온도가 40도를 웃돌면서 유민이는 뇌수막염까지 앓았다. 늘 참고 양보하며 동생을 돌보던 누나는 열두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우울증을 앓고 있다. 홀로 남매를 건사하는 엄마는 아들과 딸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집을 마련해주고 싶지만 엄두를 내기 어렵다.

정은이와 유민이의 안타까운 사연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전해졌다. 현실의 짐을 짊어진 아이들은 소박한 기적을 꿈꾸고, 이를 지켜보는 부모는 그 꿈의 한 조각이라도 이뤄지길 기도하지만 그들 앞에 놓인 현실의 벽은 너무 높다.

이에 국제신문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부산시민과 함께 이들의 삶을 응원하는 공동 캠페인 ‘제12회 산타원정대’를 진행한다. 산타원정대 후원 방식은 올해부터 바뀐다. 한 번에 많은 돈을 후원하는 대신 매달 1만 원 이상 1년 약정을 맺어 아동을 후원할 수 있도록 했다. 정은이의 사례처럼 지속적으로 치료비가 필요한 아동을 장기적으로 돕고, 산타로 참여하는 후원자의 부담도 낮춘다는 취지다.

오거돈 부산시장과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리더 산타’가 돼 캠페인을 이끈다. 가수 변진섭 씨는 ‘홍보 산타’ 역할을 수락했다. 매년 캠페인에 3000만 원을 후원하는 신세계백화점의 후의는 올해도 이어진다. 어린이재단 측은 350명의 산타를 모집해 2억 원의 후원금으로 500명의 아동을 후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수경 부산지역본부장은 “환경·경제·건강 등 복합적인 문제로 쉽게 해결될 수 없는 사연이 많아 이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