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위기 등 사상최악 침체 속
- 제 밥그릇 챙기기 따가운 시선

조선업 위기 등으로 울산 경기가 사상 최악의 침체에 빠졌지만 울산시의회가 의정비 인상을 추진해 논란을 불렀다. 특히 시의원 90% 이상이 초선인데도 역량을 키우거나 민생을 살피기보다는 ‘제 몫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따가운 비판도 쏟아진다.

시의회는 22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정비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인상률은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전국 광역의회의 평균 인상액 수준 이하로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인상률이 확정되면 시의회는 시에 의정비심의위원회 개최를 요청할 계획이다.

현재 울산시의원 1인당 수령액은 연간 1800만 원인 의정 활동비에 월정수당을 더한 5814만 원이다. 의정 활동비는 전국 광역의회 모두 동일하지만, 월정수당은 의회별로 정한다.

울산시의원의 연간 수령액은 나머지 16개 광역의회 의정비와 비교해도 적지 않다. 울산시의원의 의정비는 서울(6378만 원)과 경기(6321만 원), 인천(5951만 원)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많다. 같은 광역시인 대구(5760만 원), 부산(5728만 원), 대전(5724만 원), 광주(5576만 원)는 울산보다 적다.

1997년 의회 개원 이후 울산시의원 의정비는 지금까지 2008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인상됐다. 2014년 5% 인상 이후 4년간 동결됐지만, 2015년 의원 1명당 국외여비를 예산 편성기준에 따라 20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역시 전국 특별·광역시 중 서울과 인천 다음으로 높다.

시의회는 이번에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는 이유로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선업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지역 주력산업의 부진으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전체 시의원 22명 중 20명이 초선이라 의정활동에 전념하고 민생 현안을 더 챙겨야 할 시점인데도, 의정비 인상 카드부터 꺼냈다는 점 때문에 시민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이 때문에 시의회 내부에서도 의정비 인상에 반대하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 김영미(여·43) 씨는 “지금 울산이 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에 빠져서 일부 지자체는 수당이나 신청사 부지 매입 대금을 못 준다고 들었다. 동구 의회만 하더라도 내년과 2020년에 의정비를 동결하기로 했는데, 울산시의회는 당장 제 밥그릇 챙기기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