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적 235 → 58㏊로 대폭 축소
- 위치도 훼손 덜한 곳으로 이전

경남 김해시와 산림청이 국립 용지봉 자연휴양림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들어갔다.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시민단체의 의견을 반영해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장소도 훼손이 덜한 곳으로 옮기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시와 산림청은 내년 4월까지 대청동 용지봉 일원 국유림 58㏊에 자연휴양림을 조성하기 위한 기본계획과 실시설계 수립 용역을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용역을 통해 산림체험시설과 휴양시설을 설치할 위치와 규모 등이 결정된다.

애초 휴양림은 235㏊ 면적에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산림 훼손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따라 사업 면적이 처음 계획의 24.6% 수준으로 줄었다. 앞서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은 “용지봉 주변에 휴양시설이 들어서면 시의 마지막 남은 우량 산림이 대거 훼손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또 산림청 전문위원들이 현장을 조사하고 식생 훼손이 가장 적은 곳을 택해 휴양 시설 설치 장소를 정하기로 했다. 산림청은 애초 용지봉 상단부인 장유사 인근에 휴양시설을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반대 의견을 받아들여 하단부인 대청 계곡 부근에 건설한다는 입장이다. 용지봉 상부 지역은 식생 보존등급이 1등급이지만, 하류 지역은 3~5등급이다. 이곳에는 생태계 우수지역에서 볼 수 없는 편백, 삼나무 등 인공조림지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지봉 자연휴양림은 숙박 시설을 위주로 설치하는 경향에서 탈피해 산림휴양과 교육 체험, 생태 보존, 힐링과 치유 등의 복합 테마를 담은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기본계획 수립용역이 예정대로 끝나면 산림청은 내년 하반기 공사에 착수해 2021년 말 준공한다.

시는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환경단체와도 계속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2일에도 보도자료를 내고 “용지봉 국립자연휴양림 규모가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되고 입지는 경사도가 낮은 대청계곡 입구 쪽으로 변경되었지만 자연 훼손의 불씨는 여전하다”면서 “용지봉은 있는 그대로 누리는 자연 휴식처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권대현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용지봉 휴양림은 대도시로 성장 중인 김해에 이렇다 할 시민 휴양시설이 없는 점을 고려해 조성하려는 것”이라며 “환경단체와 주민 의견 등을 수렴해 사업 추진에 충분히 반영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