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검 “사측 부당노동행위
- 택시는 버스와 임금체계 달라
- 웃돈, 부족한 월급 보완 역할”

노조 전임자에게 월급 외 웃돈을 얹어준 혐의(국제신문 지난 21일 자 6면 보도)를 받는 시내버스회사 대표가 무더기로 약식 기소됐다. 반면 택시회사는 임금 체계가 달라 무혐의 처분됐고, 일부 실경비 지급만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부산지검 공안부(이상진 부장검사)는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부당 지급한 혐의로 지역 시내 버스회사 대표 33명을 각각 벌금 2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근무 일수를 늘리고 각종 명목의 수당을 추가해 노조 전임자에게 같은 호봉의 운전기사보다 매월 130만~150만 원 많은 임금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조사한 택시회사 대표 76명은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들 은 근무를 하지 않는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 보전 차원에서 매월 84만 원을 추가 지급하고 실경비(교통사고 처리 비용 등) 명목으로 10만~40만 원을 더 지급했다. 검찰은 노조 전임자라도 후생복리 차원의 급여 지원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84만 원 추가지급은 혐의 없음 처리했다. 실경비 지급은 노조 활동과 관계없다고 보고 기소유예 처분했다.

두 업계의 처분이 다른 이유는 임금체계 때문이다. 버스회사는 월급을 받지만, 택시회사는 사납금을 제외한 초과 수입을 급여로 가져간다. 판례상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원이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되려면 급여가 동일 호봉의 다른 근로자와 비교해 사회 통념상 수긍할 수 없을 정도로 과다해야 한다. 월급제인 버스회사는 추가 지급을 할 경우 다른 운전기사와 임금 격차가 과도하게 커지지만, 택시회사는 임금을 추가 지급하더라도 다른 택시 기사와 임금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어지기도 한다.

검찰은 검찰시민위원회 의결을 참고해 기소 방향을 결정했다. 시민위원회는 ‘웃돈’ 지급이 법률 위반은 맞지만, 노사협의에 따라 관행적으로 이뤄진 점을 고려해 벌금 200만 원의 약식 기소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택시회사는 향후 실경비를 노조 운영비로 대체 지급하기로 협의했다. 버스회사는 계속해서 논의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노조 전임자에게 과다한 임금을 지원한 경우 법원은 통상 선고유예부터 벌금 250만 원을 선고한다. 2016년 부산지법은 택시회사의 유사 사안에 대해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이번 처분은 비교적 무거운 편이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