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대위 “안전 위협할 것”
- 자치위 “합의점 찾아야”

부산 영도구 옛 해사고 부지에 들어설 해경 특공대 훈련시설을 놓고 주민 간 마찰이 빚어졌다. 애초 대다수 주민이 건립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으나, 최근 여론이 조금씩 변하는 모양새다.

	5일 부산 영도구청에서 열린 ‘남해해양경찰청 특공대 훈련시설 관련 주민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남해해양경찰청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5일 부산 영도구청 대강당에서는 ‘남해해양경찰청 특공대 훈련시설 관련 주민 설명회’가 열렸다. 해경 대테러 훈련장 건립을 반대하는 ‘해사고 해경특공대 대테러훈련시설 반대대책위원회(대책위)’가 마련한 자리였다.

김철훈 영도구청장을 비롯해 주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대책위 한구영 위원장은 그간의 반대 투쟁 경과를 설명한 뒤 “(대테러훈련장 건립은) 주민의 안전과 민생, 미래를 모두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직접 설명에 나선 김홍희 남해해경청장은 체육시설과 주차장 등 주민편의시설이 들어설 조감도를 선보이며 주민 설득에 나섰다. 김 청장은 “시설 중 탄약고와 화약고는 제외하고, 헬기와 실탄을 사용하는 훈련을 절대 하지 않겠다. 해경을 믿고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김 청장의 설명 뒤 질의응답이 이어졌는데, 설명회 말미에 소동이 일어났다.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임성철 영도구 주민자치위원장이 “싸움이 길게 가면 안 된다. 반대한다고 국가기관이 안 할 것도 아니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일부 주민이 큰 목소리로 항의했다. 곧바로 행사는 끝났으나 일부 주민이 임 위원장을 둘러싸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이날 행사 전에도 대책위와 주민자치위원회 간 신경전이 있었다. 해경과 대책위는 앞서 4차례 면담을 진행했는데, 4차 면담 때부터 자치위가 참석했다. 자치위는 주민 설명회를 자치위가 주최하겠다고 나섰으나, 대책위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편 이날 설명회 이후 대책위 측의 입장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조만간 해당 시설 부지 인근 주민이 모두 모이는 대의원총회를 열어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