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부, 환경평가 설명회 연기

국방부가 최근 부산시와 상의 없이 경기 오산기지의 기동정찰사령부를 김해공항으로 이전한 사실이 드러났다. 환경영향평가 부실 등 국토교통부가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대 하자(국제신문 18일 자 1·3면 보도)가 발생한 데 이어 정부가 김해공항의 군사 기능을 강화해 반발을 사고 있다.

18일 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방부는 지난 10월 오산기지의 공군 기동정찰사령부를 김해기지로 옮겼다. 공군 김해기지에 정찰사령부를 이전하면서 공군 병력 120명도 추가로 배치했다. 국방부가 기존 수송기 중심으로 이용하던 김해공항에 군사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시는 뒤늦게 항의하고 나섰다. 시는 김해공항의 군 공항 성격이 더 커져 민간공항 기능에 제약을 받지 않을까 우려한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 17일 김정일 공군 공중기동정찰사령관을 만난 자리에서 “김해공항은 군사공항이기 때문에 시설을 아무리 확장해도 슬롯 부족으로 민간항공기 운영에 곤란을 겪는다”며 “정부가 시와 상의도 없이 공군사령부를 김해공항 기지로 이전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공군력을 김해공항에 집중시켜서는 안 된다는 시의 입장을 국방부에 강력하게 전달해 달라”고 강조했다. 군사 기능 강화로 지역 소음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인접 자치단체도 일제히 들고 일어섰다. 사상구는 18일 국토부에 항의 공문을 보냈다. 김대근 사상구청장은 “김해공항 소음 피해에 대해 사상구 차원의 대응 방침을 구체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명희 북구청장은 “현행 방침대로 공항이 건설되는 걸 용납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시가 검토한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보고서에는 공군기의 훈련 비행경로 변경에 따른 사상구와 북구의 소음 피해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지역의 반발이 거세자 19, 20일 부산시와 김해시에서 각각 열기로 했던 김해신공항 전략환경평가서 설명회를 연기했다.

송진영 임동우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