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키오스크. 연합뉴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매장 60%에 키오스크(무인결제주문기기)가 설치되어 화제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키오스크 도입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키오스크’를 알게된 자영업자들은 나도 한 번 도입해볼까 고민하며 계산기를 두드려본다. 안 그래도 최저임금이 크게 상승해 인건비가 부담이었다. 초기 비용이 크긴 하지만 기계비용에 한 번 ‘투자’만 하면 인건비를 크게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언론에서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로 그렇게 단정할 수 있을까?



●키오스크 도입 증가 현황

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는 전국 매장 60%에 키오스크를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와 외식업계는 편리함에 대해 먼저 언급한다.

키오스크는 신속함을 추구하는 패스트 푸드점에서 주문을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고객들의 대기 시간을 단축시켜준다. 터치 스크린 화면을 통해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외식업계도 키오스크를 선호한다. 키오스크는 감정이 있고 실수도 하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한결같은 서비스질과 정확성을 보장해준다. 실시간 상황 파악이 가능하고 인건비 절약 효과까지 있다.

135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점포 수 기준 업계 1위 롯데리아는 825개의 매장에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롯데리아는 2014년 직영점에 키오스크를 시험 도입하기 시작해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점 대상 설치 신청을 받았다.

맥도날드에서는 2015년 처음 도입한 이래 전국 420여개 매장 중 250여 곳에서 키오스크를 운영 중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매년 매장을 리모델링하면서 키오스크를 설치해 지난 3~4년간 점진적으로 그 수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KFC는 앞서 언급한 두 업체에 비해 늦은 2017년에 키오스크를 처음 도입했다. 그러나 1년 만에 전국 196개 매장 중 스키장과 야구장 등 특수매장을 제외한 모든 일반 매장에 키오스크 설치를 완료했다.

패스트푸드점 외에도 키오스크는 널리 도입되어 있다. 이미 △커피숍 △분식집 △기사식당 △푸드코트 △레스토랑 △찜질방 △독서실 △관공서 △학교 △병원 △주차장 등에서 키오스크를 운용중이다. 앞으로 키오스크 운용의 분야와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다.



●‘최저임금 상승이 키오스크 도입을 증가시켰다’?

최저임금 상승과 이에 부담을 느낀 사업자의 키오스크 도입에는 분명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키오스크 시장의 성장은 예견된 결과였다. 키오스크는 1999년 첫 도입이래 서서히 도입효과를 입증하며 입소문을 타왔다.

	국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 신한금융투자 제공

신한금융투자 등에 따르면 국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2500억 원으로 추산된다. 2006년 600억 원 규모였던 키오스크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13.9%로 꾸준히 성장중이다.

키오스크 산업에서 경쟁이 시작되며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며 설치 비용이 점차 저렴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한 점포가 키오스크 시스템을 구축하는 초기 비용은 약 200만~700만 원이다. 영세 사업자가 초기 시스템 구축 비용으로 투자하기에 부담되는 금액이다. 하지만 한 번 구축하면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시스템 구축 비용에 큰 부담을 느낀다면, 보증금을 내고 대여를 하는 방법도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소에 따르면 키오스크 월 평균 대여료는 15만원 수준이다.

최저임금 수준이 동결이거나 더 낮아지더라도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것이 이득인 것이다.



●키오스크에 매력을 느끼는 ‘밀레니얼 세대’

또한 키오스크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냉랭했다면 도입속도는 더뎠을 것이다. 편리함과 시간 단축이 키오스크의 큰 장점이지만 직원과의 대면에 피로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는 소비자도 많다.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는 어릴 때부터 사용해온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고 각종 정보 검색에 능숙하다. 이들은 사람과 직접 대면하지 않는 ‘언택트(untact)’ 방식을 선호한다.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 센터에서는 2018년 10대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언택트 소비를 뽑았다. 사람과의 관계를 불편하게 느끼고 감정 소비를 최소로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언택트 기술은 4차 산업과 결합해 현대 사회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연도별 최저임금 결정현황. 네이버 캡처

최저임금은 때론 가파르게 때론 완만하게, 그러나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최근 2년간의 급격한 임금상승으로 인해 인건비에 부담을 느낀 업체들이 키오스크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이 키오스크 시장 확대의 절대적인 원인은 아니다.

한편 맥도날드 관계자는 “키오스크는 과거 점심시간 등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 카운터에 길게 줄이 생기는 현상을 좀 줄여보고자 고객 응대 차원에서 처음 도입된 것”이라며 “노후한 매장 리모델링 작업이 지난해로 마무리되면서 올해는 설치 매장 수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