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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잎 불에 탄 듯 구멍 숭숭…비전문가가 수목 관리 ‘인재’

탄저병 덮친 동백숲

  • 국제신문
  •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  |  입력 : 2019-01-10 20:29:20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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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 수종 동백 병충해 방치
- “명색이 동백섬인데… 흉하다”
- 꽃구경 온 방문객 불만 토로

- 전문가 “약제 살포·가지치기 등
- 적정 시기·적절한 관리 안한 듯”
- 시설관리사업소 “자연적 질병
- 전문가 쓸 예산 없다” 변명만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 곳곳에서 탄저병에 구멍 뚫린 동백나무 이파리가 방치되고 있지만, 담당 해운대구는 이 사실조차 모른 채 비전문가에게 공원 관리를 맡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부산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동백섬에서 동백나무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수목 관리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10일 동백나무가 심긴 동백섬 산책로를 시민들이 걷고 있다. 서정빈 기자
10일 동백공원 내 최치원 동상 주변 산책길을 거닐던 관광객들은 동백나무에 핀 꽃을 보자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이내 촬영의 배경이 된 나무 이파리 곳곳에 구멍이 생긴 것을 보고 “흉하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안타깝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10일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 내 동백나무 이파리가 탄저병으로 흉측하게 변해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겨울 꽃구경을 위해 동백섬을 찾은 박모(여·47) 씨는 “명색이 동백섬인데, 관리가 이것밖에 안 되나. 차라리 거제도 지심도 등 다른 곳으로 동백꽃을 보러 가는 게 나을 뻔했다”고 불만을 말했다. 동백섬이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외래 관광객 실태 조사에서 부산 관광지 중 방문자가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힐 정도로 인기를 끌지만, 최근 동백나무에 발생한 병충해가 방문객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국제신문 취재팀이 4만8000여 ㎡ 규모 동백섬을 살펴보니 곳곳에 심긴 동백나무는 꽃이 피지 않은 채 봉오리만 내민 상태였다. 꽃이 피었더라도 시든 게 대부분이었다. 특히 동백섬 초입을 포함한 산책로와 최치원 동상 주변 광장, 해운정 인근 동백나무 상당수에서 이파리에 불에 덴 듯한 구멍과 흉터 자국이 선명했다. 수목 전문가는 탄저병과 깍지벌레병이라고 진단했다. 아시아조경공사 최진태 소장은 “증상에 맞는 약제를 살포하고 가지치기 등 방제 노력을 미리 해야 했다. 그 방법이 적절하지 않거나 시기가 안 맞으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동백섬 관리를 맡은 해운대구 관광시설관리사업소는 동백섬 내 동백나무의 탄저병과 깍지벌레병을 인정했다. 그러나 사태 원인에 관해서는 책임을 회피했다. 사업소 한신영 해수욕장시설팀장은 “나무의 생육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질병으로 큰 문제가 아니다”면서도 “탄저병은 수시로 나타나는 병증이 아니라서 주기적으로 예방 조처를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동백섬 내 동백나무 관리가 비전문가에 의해 진행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동백나무 점검은 사업소의 해수욕장시설팀 소속 현장점검팀의 단순 노무직 기간제 직원 17명이 2개 조로 나눠 매일 오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한다. 이들을 이끄는 무기계약직 반장과 사업소 상주 행정·녹지 담당 공무원이 있지만, 이들 모두 수목 전문가가 아니다. 여기에다 현장 점검팀원들은 해운대·송정해수욕장까지 관리해 동백섬 내 동백나무를 전담해 보살피기도 어렵다.

동백섬 일대를 소나무가 장악한 것도 동백나무 생장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성하게 자란 소나무가 동백나무에 가는 햇볕을 가리기 때문이다. 사업소 측은 이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동백섬 내 소나무와 동백나무의 식수 현황도 파악하지 못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수목 전문가가 관리를 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며 “소나무를 자를 수도 없어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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