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자 ·소송비 모두 군이 물게 돼

울산시의 판단으로 울주군이 한국석유공사의 동해가스전 가스관에 수십억의 지방세를 부과하고 징수한 세무행정은 잘못됐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울주군은 이자를 얹어 세금을 환급해야 하는 등 재정 피해를 봤고, 세무행정 신뢰도 잃게 됐다. 울산지법 제1행정부(김태규 부장판사)는 한국석유공사가 울주군을 상대로 제기한 취득세 등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군이 석유공사에 부과한 취득세와 농어촌특별세, 재산세 등 총 10억1405만 원을 취소하라고 주문했다.

이 재판의 발단은 2016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울산시는 울산시는 동해가스전 시설을 준공한 한국석유공사에 세금 25억 원을 부과했다. 부과 대상은 육상으로 연결된 가스관과 가스전 아래 설치된 해저 생산시설이다. 시는 해당 시설이 육지에서 해상으로 계속 이어져 있는 만큼 하나의 도관시설에 해당되기 때문에 과세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석유공사는 배타적경제수역 등은 지자체 행정구역이 아니라며 과세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맞섰다. 이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다. 조세심판원은 해저 생산시설은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세금 15억 원을 환급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가스관에 부과된 취득세는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석유공사는 이마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육상생산시설과 해상생산시설 모두 비과세 대상인 점을 고려하면 이를 연결하는 시설물에도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시의 판단 착오로 세금 부과, 징수를 대행했던 울주군은 세금을 전액 돌려주게 됐다. 이에 더해 이자와 소송비까지 물게 됐다. 지방세 총괄 관리는 시가 담당하고, 부과·징수 등은 구·군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군은 이후 발생하는 환급 관련 사무도 수행해야 한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