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도 경비원 수를 줄이지 않고 관리비 인상을 기꺼이 받아들인 경남 양산 웅상푸르지오 아파트(국제신문 지난 18일 자 10면 보도)를 양산시가 정책적으로 지원한다. 이 아파트에 각종 혜택을 주고, 앞으로 같은 결정을 내리는 다른 아파트에도 동일한 혜택을 부여해 최저임금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시는 내년 공동주택 관리 지원 대상 선정 때 웅상푸르지오 아파트에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올해는 이미 신청 기간이 종료돼 내년에 혜택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시는 또 이 아파트는 공동주택 정기감사를 한 차례 면제하고,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사업·지원 때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시는 이 아파트의 사례를 계기로 삼아 아파트 내 최저임금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시 전체로 확대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시는 웅상푸르지오아파트처럼 최저임금 인상에도 경비원이나 환경미화원 등의 고용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모든 아파트에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런 혜택을 제공하면 아파트가 관리비 인상을 막으려고 경비원 수를 줄이거나, 휴식 시간을 늘려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하는 등 변칙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는 또 감사권을 적정하게 행사해 아파트 내 분쟁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분쟁이 있는 아파트는 입주민의 의견을 한데 모으는 게 쉽지 않아서 경비원 등의 안정적 고용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일권 양산시장은 박진영 웅상푸르지오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경비원의 일자리를 지켜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시 조용주 공동주택과장은 “웅상푸르지오와 같은 결정을 하는 아파트가 계속 나오도록 시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산시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197개 단지 10만여 세대로 전체 주택의 80%를 차지한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