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교통 “긴급자금 7억 투입을”
- 市 “지원금 법적 근거 없다” 거부

파업 중인 경남 진주시 시내버스 업체 삼성교통과 시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시민단체가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진주참여연대는 23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교통 파업 문제는 사회적 합의로 해결해야 한다”며 “시와 시내버스 회사, 시민대표가 동수로 참여하는 가칭 ‘진주시 시내버스 운행 관련 사회적 합의 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날 진주참여연대는 시민의 발을 볼모로 파업 중인 삼성교통과 시민 불편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대응으로 일관하는 시를 동시에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삼성교통은 노동자 자주 관리기업으로 파업 노동자는 노동자이자 동시에 고용주라는 이중적인 위치”라며 “파업 노동자는 자신과 시민을 대상으로 파업하는 모양새여서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시에 대해서는 “버스회사가 겪는 경영 문제는 시의 일방적인 노선 개편과 교통 취약지인 농촌 지역의 적자노선 운행에 기인한다”며 “시는 경영난에 관한 모든 책임을 버스회사에 떠넘기려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진주시 시민소통위원회(위원장 박영선)도 삼성교통 측을 만난 데 이어 진주시와 25일 접촉하기로 하는 등 버스 파업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에 나섰다.

삼성교통 측은 시민소통위원회와의 면담에서 시가 체불임금을 해결하기 위한 긴급자금 7억 원을 투입하고, 향후 시민소통위원회가 대화기구를 구성하는 등 중재자 역할을 한다면 파업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주시는 버스 파업에 관해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삼성교통의 적자는 직원 임금을 18% 인상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파업에 관해 대화할 창구는 열려 있지만 삼성교통에 긴급 자금을 지원해 줄 근거가 없다. 법칙과 원칙이 무너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진주시에 따르면 시가 지역의 버스업체에 지급한 보조금은 2016년 85억 원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 150억 원까지 늘었다. 올해는 182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