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임시영업 지원 대책반 구성
- 3년 전 추석 앞두고도 화재 악몽

설 연휴를 일주일여 앞둔 24일 새벽 울산 농수산물 도매시장에 큰불이 났다. 영업 시작 전이라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대목을 앞두고 갑자기 생활터전을 잃은 상인은 망연자실했다. 특히 이 시장은 3년 전 추석을 앞두고 불이 난 적 있어 시설 현대화를 추진했으나 번번이 실패하던 중에 다시 화마가 덮쳐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4일 오전 울산시 남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종합동에서 화재가 발생해 지붕이 내려앉고 뼈대만 남아있다. 연합뉴스

24일 새벽 2시1분께 남구 삼산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종합동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수산물종합동 건물(1021㎡)이 전소된 뒤 무너져 내려 소방서 추산 13억50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불이 나자 시 소방본부는 137명의 인력과 펌프차, 탱크차 등 35대의 장비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소방본부는 2개 이상 소방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이 같은 적극적인 조처로 초기 진화는 새벽 2시50분께, 완전 진화는 새벽 4시40분께 이뤄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이 날 당시 건물 안에 있었던 한 상인에게서 “화재 경보가 울려 확인하니 건물 남문 쪽 점포 주변에서 화염이 목격됐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상자는 없었지만, 설 대목에 대비해 평소보다 많이 들여놓은 제수용 수산물이 훼손되면서 상인은 큰 피해를 입었다. 28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김모(74) 씨는 “생선값만 2000만 원 이상 손해를 봤다. 설 대목에 팔려고 도미며 조기며 대량으로 준비해뒀는데 모두 불에 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수산물종합동에서는 횟집과 생선류와 고래고기 등을 판매하는 점포 78개가 모여 영업을 해왔다. 상인들은 수산물 소매동이 완전히 내려앉아 복구되려면 최소 3∼5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지원대책반을 구성하고, 수산물도매동 옆 주차장에 몽골 텐트 78개를 치고 임시 영업을 할 수있게 하는 등 긴급 대책을 마련했다.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5000만 원 한도)과 중소벤처기업부의 재해중소기업특례보증(7000만 원 한도)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 이날 현장에 온 김부경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시설물 철거와 임시판매장 설치를 위해 특별 교부세 30억 원을 지원해 달라고 건의했다.

2016년 9월 8일에는 수산물종합동 옆인 종합식품동에서 불이 났다. 추석을 6일 앞둔 시점이었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은 4만1000㎡ 부지에 도매시장과 소매시장 2개 동씩 총 13개 건물(연면적 2만4757㎡)이 들어서 있다. 공간이 협소하고 건물이 노후화돼 2010년부터 이전이나 시설현대화를 추진했지만 심사 탈락, 상인 간 이견 등으로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