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훼손·파손·변형되면 시가 보수
- 공공조형물로 지정되지 못해
- 시·구 책임 미루기 계속될 수도

부산시를 ‘평화의 소녀상’ 관리책임자로 규정하는 소녀상 보호 조례개정안이 통과돼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보호 근거가 명확하게 마련됐다.

부산시의회는 김민정(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부산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이 28일 열린 제27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기념조형물 관리의무’ 조항이 신설돼 시에 소녀상 관리 책임을 부여한 것이다. 개정안 제8조 1, 2항을 보면 ‘시장은 기념조형물 관리를 위해 관리책임자를 지정하고, 관리대장을 작성·관리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기념조형물이 훼손·파손·변형되면 시가 보수 및 보존 처리를 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개정안에는 이외에도 ‘소녀상 민간지킴이단’을 지정해 운영할 수 있도록 시가 필요한 경비를 예산 범위에서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부산 소녀상은 시민단체가 한일 위안부 합의 반대, 일제의 과거사 사죄 촉구 의미를 담아 2016년 12월 일본영사관 앞에 세웠다. 하지만 소녀상은 ‘불법 적치물’ 논란을 겪으면서 극우단체의 쓰레기 투척 등으로 훼손됐다. 우여곡절 끝에 2017년 6월 소녀상을 보호하기 위한 ‘부산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안’이 통과됐지만, 조례에 관리 주체를 명시하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편 조례가 개정되더라도 평화의 소녀상이 공공조형물로는 지정되지 못해 시와 동구의 책임 떠넘기기가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시민행동 측에 기부채납 형식으로 소녀상의 소유권을 시에 넘기면 공공조형물로 지정해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시민행동은 시의 입맛대로 강제 철거 등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황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