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들판에서 처음으로 논두렁 축구대회가 열린다. 다음 달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83만 평의 겨울 논에서 추억을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하동지역 주민들의 협동조합인 ‘하동주민공정여행 놀루와 (대표 조문환)’는 다음 달 16일 소설 ‘토지’의 무대인 악양면 평사리 들판에서 ‘제1회 평사리 들판 논두렁 축구대회’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어른에게는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기게 하고 청소년에게는 오염되지 않은 자연에서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다음 달 9일까지 100개 팀을 선착순으로 받는 이 대회는 한 팀 7명으로 여성부, 남성부, 혼성일반부, 초등부 등으로 나눠 치른다. 가족이나 친구, 이웃, 동창생, 마을주민 등이 나이와 관계없이 참가하면 된다. 참가비는 팀당 7만 원이지만 주최 측이 먹거리나 기념품, 농·특산물 등을 구입할 수 있는 3만 원짜리 상품권을 돌려주기 때문에 실제로는 4만 원이다.

경기는 20분을 전·후반으로 나눠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하고 경기에는 짚으로 만든 축구공이나 퀼트 공예로 만든 주문형 축구공만 사용할 수 있다. 들판이 넓고 논이 많아 수십 팀이 동시에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 각 부 우승팀에게는 20만 원, 준우승팀에게는 10만 원의 상금을 준다.

부대행사도 다양하다.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진행자와 함께 하는 레크리에이션, 연날리기, 팽이 돌리기, 목발로 달리기 등의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고 ‘1000원의 행복 음식점’에서는 풍성한 먹거리도 준비한다.

조 대표는 “사라져 가는 농촌문화를 재현해 따뜻하고 올바른 여행문화 정착을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며 “승부보다는 우정을 되새기고, 혼자가 아닌 다함께를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협동조합 측은 민간주도의 행사 진행을 위해 최소 1만 원 1계좌로 ‘크라우드 펀딩’ 형식의 구단주를 모집해 흥행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