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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막이 밀실에 소파까지…룸카페, 청소년 탈선온상 변질

평일 낮 교복입은 커플 이용 빈번, 주말엔 60~80개 방이 꽉 찰 정도

  • 국제신문
  •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
  •  |  입력 : 2019-02-11 20:25:14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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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 보이는 청소년실 설치 않고
- SNS엔 ‘밀폐’ 유혹 홍보글까지
- 지자체 단속은 계도 수준 그쳐
- 소방시설 설치 안 돼 화재위험도

“요즘 룸카페 다 가요. 내 방처럼 편하게 놀 수 있어서 좋아요. 커플끼리 가는 친구도 많아요.”

11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만난 이모(16) 양은 ‘룸카페를 이용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부산 번화가에 룸카페 등 신종 다중이용업소가 성행하면서 불법 영업도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청소년 모텔’처럼 운영된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날 오후 국제신문 취재팀이 서면의 한 룸카페에 가보니 30여 명 손님이 모두 교복 입은 청소년이었다. 룸카페는 탁 트인 일반 카페와 달리, 독립된 개별 공간에서 음료나 간식 등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다. 방 안에는 소파와 TV 등이 설치돼 노래를 부르거나 영화·드라마를 볼 수 있다.

요금은 2시간 단위로 책정된다. 룸카페 직원은 “평일 저녁이나 주말 등 붐빌 때는 2시간 단위로 결제한다. 손님이 없는 시간에는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시간 요금은 2명 기준 1만6000원~1만8000원가량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주머니가 가벼운 청소년이 자주 찾는다. 주말에는 60~80여 개 방이 꽉 차 대기를 해야 할 정도다.

룸카페처럼 밀폐된 공간이나 칸막이로 구획된 시설은 청소년 유해업소로 지정돼 만 19세 미만은 출입할 수 없다. 다만, 청소년실을 별도로 마련하고 바깥에서 방 내부가 보이면 출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 룸카페의 방은 ‘청소년실’이라는 팻말만 붙여 놨을 뿐,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게 완전히 밀폐돼 있었다. 청소년 출입 제한은 밤 9시50분 이후부터 이뤄진다. SNS에는 ‘밖에서 안 보이는 프라이빗한 공간’ 등 10대를 유혹하는 지역 룸카페 홍보 글이 넘친다.

룸카페가 청소년 탈선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만, 지자체의 단속은 느슨하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룸카페는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돼 청소년이 출입할 수 있지만, 여성가족부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 결정 고시에 어긋나면 단속한다”며 “단속은 한 달에 1회 정기적으로 한다. 방이 밀폐되는 등 고시를 어기면 시설을 개조하거나 청소년 출입을 제한하라고 공문을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속은 계도 수준에 그칠 뿐 실제 행정 처분이 이뤄진 사례는 거의 없다.
이들 업소는 화재에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진소방서는 지난달 22, 23일 룸카페 방탈출카페 등 신종 업소에 대한 현장 지도에 나섰다. 부전동 전포동 일대에는 룸카페 8곳, 방탈출카페 14곳, 스크린야구장 9곳, VR카페 4곳 등 부산지역 전체 신종 업소의 절반 이상이 영업 중이다. 부산진소방서 관계자는 “룸카페 등 신종 업소는 규모 100㎡ 이상이면 소방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소규모 업소는 사업자 등록 신고만으로 영업해 화재 예방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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