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수물자 수송 책임지는 제4군”

국방부가 해양 관련 대학·고교 졸업생이 항해사나 기관사로 근무하며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승선근무 예비역’제도를 폐지하기로 하자, 관계 학교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앞에서 한국해양대, 목포해양대, 부산해사고, 인천해사고 등 4개 해양계 학교 학생들이 ‘승선근무 예비역제도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해양대학교와 부산해사고등학교 등 4개 해양계 학교는 13일 오후 세종시 해양수산부 청사 앞에서 승선근무 예비역제도 유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4개 학교 학생들을 비롯해 선원노련 관계자, 선주협회와 해기사협회 등 해양수산 업계·단체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공동호소문을 발표한 한국해양대 김정식 사관장(해사수송과학부 4)은 “해운업의 미래를 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선후배들의 마음이 다칠까 우려스럽다. 승선근무 예비역이 저평가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승선근무 예비역제도는 해양계 학교 졸업생들이 항해사나 기관사로 상선이나 어선에 일정 기간(5년 내 3년간) 승선 근무하면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제도를 말한다. 외항업계(한국선주협회·한국선박관리산업협회)와 해운조합·원양산업협회·수협중앙회에 매년 1000명을 배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국방부가 병역특례제도 개편을 추진하며 승선근무 예비역 제도를 폐지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업계 관계자는 “승선근무 예비역은 우리나라 수출입 화물 99.7%를 책임지는 해운업계의 원활한 인력 수급을 위해 필수적인 제도다. 전시에는 군수 물자를 수송하는 제4군 역할도 하는데 군 복무까지 따로 하라는 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호소문을 해양수산부에 전달한 해양계 학교들은 전국선원노련, 해기사협회, 선주협회, 수협중앙회, 원양산업협회 등 해양수산 분야 단체와 공동으로 승선근무 예비역 제도를 유지하라고 촉구하는 10만 명 서명운동도 시작했다. 오는 18일 국회 도서관에서 국회 국방위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주최로 ‘국가 경제와 안보를 위한 승선근무 예비역 제도 토론회’가 열린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