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대행업체들이 ‘유령 직원’을 두고 인건비 등을 빼돌리는 불법 행위가 끊이지 않아 구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 금정구는 구의 3번째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로 A사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존 업체인 B, C사의 대표가 가족을 ‘유령 직원’으로 두고 직접 노무비를 지급한 사실이 적발된 데 따른 것이다.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사 대표(74)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가족을 근로자인 것처럼 꾸며 8억6000만 원을 부정하게 지급한 사실이 인정돼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금정구가 이번에 A사를 추가로 선정한 것은 B, C사의 담당 지역을 줄이는 일종의 ‘벌칙’ 차원이다. 구는 또 업체들의 성과를 토대로 담당 지역을 재편할 계획이며, 횡령 사실이 인정된 B사에 대해서는 계약 해지를 검토하고 있다. ‘유령 직원’ 문제는 담당 공무원이 직접 업체에 나가 출석을 확인하는 등의 방식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업체를 상시적으로 감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언제든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금정구는 매년 1회 대행업체 실적을 평가하는데, B사는 2017년 1억3000만 원을 횡령했는데도 ‘작업자 임금’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2016년에도 9950만 원을 횡령했지만 같은 항목에서 만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금정구의 이번 대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6년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박종성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정책지원센터장은 “청소대행업체의 횡령이 끊이지 않는 것은 업체가 구로부터 노무비 등을 받아 직원에게 나눠주는 구조 때문이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부산시당은 지역청소업체 문제 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할 방침이다. 금정구 외에도 부산진구, 사하구 등에서 유사한 문제가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TF팀은 올 연말까지 노무비 검증 시스템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