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100주년을 맞아 시민단체가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강제 징용 노동자상 설치를 재시도할 것으로 보여 경찰과 마찰이 예상된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는 1일 오후 3시 동구 초량동 정발 장군 동상 앞에서 ‘강제 징용 노동자상과 함께하는 3·1운동 100주년 부산시민대회’를 연다고 28일 밝혔다. 운동본부는 “이날 노동자상을 설치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그러나 집회 신고 물품에 ‘노동자상’이 포함돼 기습 설치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특히 운동본부가 이날 모형이 아닌 실제 동상을 가져올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노동자상 설치가 강행될 것으로 판단하고 대응에 나섰다.

동상의 무게는 1ｔ가량으로, 지게차로 옮기지 않으면 이동할 수 없다. 지난해 5월 1일 노동절 대회 때도 지게차로 이동하다 경찰과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 신고 인원이 400명에 달하는 데 따라 모두 26개 중대 및 2개 여경 제대를 배치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집회는 보장하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또 현장에 ‘대화 경찰관’을 배치해 마찰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운동본부는 지난해 5월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 노동자상을 설치하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실패했다. 이 때문에 한 달간 일본총영사관 인근 인도에 놓였던 노동자상은 동구의 행정대집행으로 철거돼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으로 옮겨졌다. 운동본부는 지난해 7월 4일 노동자상을 돌려받아 이를 경기도 남양주시 일원에 보관해 왔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