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검은 거래’ 비리 가능성

부산항운노조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부산항 노조원의 전환배치 과정에서 구조적인 비리가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노조가 ‘검은 거래’를 했을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항운노조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박승대 부장검사)는 7일 항운노조 노조원들이 북항에서 신항으로 전환배치되는 과정에서 자격을 갖추지 않은 비조합원 또는 노조 가입기간이 짧은 이른바 ‘가공 조합원’이 우선 배치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의 채용 과정에서 조직적인 비리가 있었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북항에서 일하는 조합원이 신항으로 전환배치되는 경우는 두 가지다. 2009년 북항 1차 재개발 때 부산항만공사와의 단체협약에 따라 북항 조합원 650여 명이 순차적으로 옮기는 경우와 항만 업체에서 수시로 인력 공급을 요청하면 노조가 추천해 채용하는 경우다.

검찰은 2012년 이후 수시 전환배치된 조합원 400여 명 가운데 상당수가 자격이 없는 가공 조합원이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일 항운노조 어류·적기지부 압수수색을 통해 비조합원이 신항에 채용되고 나서야 항운노조에 가입한 사례 수십 건을 확인했고, 노조에 가입한 지 1, 2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규 조합원이 우선 채용된 사례도 상당수 발견했다. 전환배치 대상자가 되려면 통상적으로 조합 가입 경력이 최소 1년 이상이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류·적기지부는 비항만 분야여서 항운노조 채용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발족한 ‘항만인력수급관리위원회’가 인사·채용에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수시 전환배치의 경우 노조 추천이 채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노조 집행부 차원에서 이에 개입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