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A형 간염 환자가 부산에서도 크게 늘어 시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시는 올해 부산에서 신고된 A형 간염 환자가 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가량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한 해 전체 부산지역 A형 간염 환자가 60명인 것에 견줘 증가세가 뚜렷하다. 시와 감염병관리지원단은 모든 A형 간염 사례를 역학조사하는 한편 밀접 접촉자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조사 결과 최근 발생한 환자는 역학적인 관련성을 찾을 수 없는 산발적 사례로 추정된다”면서 “잠복기가 길고, 환자 기억에 의존해 원인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A형 간염은 직접 접촉이나 음식물을 매개로 전파되는 1군 법정 감염병으로 잠복기가 15~50일이어서 감염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감염되면 가벼운 소화불량이나 간부전, 발열, 피로감, 황달, 구토·설사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지난해 425명이 발병한 충청권에서는 올해 들어서도 지난 10일 기준으로 환자가 456명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A형 간염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1회 접종 때 85%, 2회 접종 때 95% 이상 면역력이 생기는 질병이다. A형 간염 백신은 1997년 말부터 국내에 도입됐고, 2015년에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정돼 20세 이하 시민은 상당수가 접종을 받았다. 하지만 20, 30대는 접종력이나 항체가 없는 취약 세대여서 시는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