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신발산업을 지원하는 부산시 출연기관의 전 간부가 장비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장비 납품 대가로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로 부산경제진흥원 소속 신발산업진흥센터 전 팀장 A(50) 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또 A 씨에게 돈을 건넨 B(53)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 씨는 ‘신발 성능 표준화 및 인증체계 구축 사업’ 총괄 책임자로 일하면서 2015년 10월께 관련 장비 입찰 조건을 B 씨 업체에 유리하게 공고해 낙찰받도록 한 뒤 B 씨로부터 1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자신에게 유리한 입찰공고가 나자 단독 입찰로 인한 유찰을 막으려고, 평소 알고 지내는 업체 대표 2명에게 입찰에 참여해 높은 금액을 써내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뇌물을 받은 사실을 숨기려고 친분이 있는 업체에 부탁해 B 씨 업체와 허위 연구용역 계약을 맺고, 용역비를 받는 것처럼 속여 1억 원을 빼돌리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시 출자·출연기관 전반을 대상으로 특정 업체에 유리한 입찰공고가 나갔는지, 참여 업체끼리 ‘짬짜미 입찰’을 한 사례가 있는지 등을 놓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시에 입찰 개선 방안을 통보할 예정이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