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공항 5개 지자체장 합의하고

- 외국 전문기관 용역 거쳐 결정

- 지역과 소통하며 이견 해소할 것” 

-“국토부 기존 견해·정무적 판단”

- 시·민주당 부산시당, 의미 축소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김해공항 확장안’에 불과한 김해신공항 건설 사업을 정부의 애초 계획대로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혀 파문이 인다. 

김해신공항 건설 사업 백지화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주장해온 부산 울산 경남의 민심을 단번에 뭉개버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 후보자는 18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에서 “영남권 5명 지자체장의 합의에 따라 외국 전문기관이 가덕도를 포함한 여러 후보지를 검토한 결과 현재 김해공항 입지를 최적 후보지로 선정한 만큼 김해신공항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지역에서 제시하는 의견을 면밀히 검토하고 충분히 설명하는 등 이견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후보자는 또 “현재 영남지역의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대형 항공기가 장거리 국제노선에 취항할 수 있도록 적정한 활주로와 터미널을 건설할 계획”이라며 “동남권 주민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김해공항의 국제노선 신설과 증편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최 후보자는 2016년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놓고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이 첨예하게 맞붙었을 때, 기존 논의를 백지화하고 ‘김해공항 확장’ 카드를 내밀었던 당사자다. 국토부 항공 업무 담당 차관이었던 그는 당시 국토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제외하고는 관련 업무 최고위급 인사로, 김해신공항 건설 사업의 입안자나 다름없다.

특히 그는 언론 기고문을 통해 “김해신공항은 접근성이 좋고 기존 공항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환경 훼손이 적은 점, 국내선과 국제선이 같은 곳에 있어 운영 효율성 등에서 최적의 대안”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나아가 “새로 건설되는 활주로를 이용하면 산악 장애물로 인해 발생하던 안전 문제를 완벽하게 해소할 수 있다”고도 했다. “현재 김해신공항 건설 사업으로는 향후 확장 가능성과 안전성이 전혀 확보되지 않는 데다, 환경 훼손이 우려된다”는 부울경 여론과는 완전히 상반된 시각을 표현한 것이다. 

그는 이후 국회에서도 김해신공항의 미래 수요와 안전성 등을 비판하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줄곧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오거돈 부산시장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각각 “서면 답변은 국토부의 기존 견해를 원론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거나, “최 후보자가 정부 방침인 김해공항 확장안 외에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을 이야기하면 정치적 셈법이 복잡해지니 정무적 판단에 따라 발언한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장관이 되면 대통령의 뜻을 거스를 수 있겠느냐”며 청와대와 최 후보자를 동시에 압박했다.

최 후보자는 또 공공기관의 추가 지방 이전 방안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만큼 공론화 과정 등 사회적 합의 절차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송진영 김미희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