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시아·러시아 선원이 다수
- 손전등처럼 생겨 검색 통과 쉬워
- 경찰 “증가 땐 인력증원 요청”

김해공항 출국 전 수화물 및 소지품 검사에서 불법 전자충격기가 잇따라 적발돼 항공사 직원은 물론 승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 승객을 상대로 출국 전 수화물 및 소지품 검사를 한 결과 불법 전자충격기를 소지한 외국인 5명을 적발했다고 1일 밝혔다.

공항공사에 따르면 최근 2, 3년 새 매달 3, 4건의 불법 전자충격기 소지가 적발되고 있다. 외국인, 특히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국적 선원의 짐과 몸에서 불법 전자충격기가 많이 발견된다고 공항공사는 설명했다.

외국인 선원 등이 기내 밀반입을 시도하는 전자충격기는 손전등처럼 생겼을 뿐 아니라 실제 손전등 기능도 갖추고 있어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자충격기와는 전혀 다른 형태다. 동남아와 러시아 선원들이 과거 배에서 일할 때 호신용으로 사용했던 전자충격기를 별다른 생각 없이 갖고 출국하려다 적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충격기는 ‘안보 위해 물품’으로 분류돼 발견되는 즉시 압수하는데, 김해공항에서 압수한 전자충격기는 부산 강서경찰서에 모아 폐기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항공사 직원들은 불안을 호소한다. A 항공사 관계자는 “몸이나 짐에 전자충격기를 소지한 승객을 검색 과정에서 놓쳐 전자충격기를 이용해 기내에서 난동이라도 부린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외형도 손전등과 비슷해 검색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만큼 공항공사 차원에서 보다 철저하게 검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항공사는 출국 인원에 비해 불법 전자충격기를 소지한 승객의 비율이 많지 않은 데다 적발 건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지 않는 만큼 공항 운영 등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항공사가 불안을 호소하자 공항 경찰대는 필요하다면 공항공사와 협력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공항 경찰대 관계자는 “수화물 검색은 공항공사의 업무여서 경찰은 감독 권한이 없다. 하지만 불법 전자충격기 적발 사례가 늘거나 증가할 조짐을 보이면 공항공사에 인력 증원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