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족 “지병 앓았다 하더라도

- 공적 흐리게 하는 일 없어야”

독립운동가 박재혁 의사의 부산경찰서 폭파 의거 전후 행적을 기록한 자료(국제신문 지난 15일 자 3면 보도)가 발견된 가운데 일본이 우리 측 요청을 받아들여 박 의사의 기록 찾기에 나섰다.

16일 부산 동구의회에 따르면 주부산 일본총영사관이 최근 일본 국립 규슈대병원에 1920년 8월께 박 의사가 진료받은 기록이 존재하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지난 10일 영사관을 방문한 동구의회 측이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동구의회는 다음 달 27일부터 닷새간 예정된 일본 국외연수 때 규슈대병원을 찾아 진료 기록을 확인할 계획이다.

박 의사는 1920년 9월 당시 부산경찰서장인 하시모토를 찾아가 폭탄을 터뜨렸다. 이듬해 3월 경성고등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대구형무소에 복역하던 중 “왜놈 손에 사형당하느니 스스로 단식하겠다”며 일제에 끝까지 저항하다가 숨을 거뒀다.

이에 따라 이번 진료 기록 확인이 박 의사의 저항 정신을 훼손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 의사의 손녀 김경은 씨는 “박 의사가 지병을 앓았다고 하더라도 단식으로 일제에 저항하다가 숨진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독립운동가의 공적을 흐리게 하는 일이 벌어져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동구의회 배인한 의장은 “‘옥중 단식에 의한 사망’이라는 역사학계와 유족의 견해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박 의사의 행적을 더 정확히 파악해 기리려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