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에 접수 … 경찰 고발도 예정

부산 기장군 한 복지법인의 실질적인 대표가 정부의 장애인 재활 바우처 기금을 착복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기장군은 장애인 재활 교육을 하는 A업체가 정부 바우처 사업비로 받은 돈의 일부를 지역의 복지법인에 상납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장군 등에 따르면 A업체는 장애인 재활 치료 바우처 사업에 참여해 민간 기관이나 가정에 장애인 재활 교사를 공급하고 있다. 이 업체는 2014년부터 기장군에 있는 B법인의 장애인 주거시설에 재활 교사를 공급했다. B법인은 시설 소속 장애 아동의 명의로 발급된 바우처 카드로 교사 1명당 22만 원가량의 인건비 등을 결제했다.

그러던 중 2017년부터 B법인의 실질적인 대표로 알려진 C씨가 매달 후원금 명목으로 40만~80만 원을 상납할 것을 요구했다는 게 A업체 측의 주장이다. C씨는 자신 명의의 통장으로 돈을 입금하거나 현금으로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식으로 A업체가 C씨에게 상납한 돈은 600여만 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업체 관계자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결국 교사들 생계가 달린 일이어서 어쩔 수 없이 상납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A업체 측은 후원금 영수증을 발급해달라고 여러 차례 C씨에게 요구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영수증 발급을 놓고 갈등이 심해지자 B법인은 최근 일방적으로 계약 파기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업체는 조만간 해당 내용을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B법인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B법인 관계자는 “해당 내용에 대해 알지 못한다. 기장군 등을 통해 사실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관할 기장군은 관련 진정이 접수됐는 데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있어 “소극적인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아니어서 해당 사안에 개입을 해 조치를 내리기가 어렵다”면서 “복지법인의 지도 점검 때 관련 문제를 파악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