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피해 4080그루로 줄여
- 2022년엔 1000그루 이하 전망

한때 전국 최대 소나무 재선충병 발생 지역이었던 경남 김해시가 오명을 서서히 벗고 있다. 3년 후에는 사실상 ‘재선충 청정지역’ 선언을 할 전망이서 귀추가 주목된다.

시는 지난해 재선충병으로 고사한 소나무가 4080그루로 조사됐다고 22일 밝혔다.

2013년에는 고사목이 무려 22만1272그루였다. 고사목은 2014년에는 9만5445그루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5년 전과 비교해 98.1%나 줄었다. 재선충은 소나무 잣나무 해송 등에 기생해 나무를 갉아먹는 선충으로, 재선충병에 감염되면 수개월 내에 소나무가 말라 죽어 ‘소나무의 에이즈’로 불린다.

산림청의 소나무 재선충 방제지침에 따르면 감염상태는 극심(5만 그루 이상), 심(3만~5만 그루 미만), 중(1만~3만 그루 미만), 경(1000~1만 그루 미만), 경미(1000그루 이하) 등 5단계로 나뉜다.

김해는 극심에서 경으로 무려 4단계나 개선됐다.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재선충 감염목은 창원(2만4000그루),밀양(1만7000그루),창녕(1만4000그루),양산(8700그루) 등의 순이었고, 김해는 18개 시·군 가운데 8위로 나타났다. 시는 현 추세라면 2022년이면 1000그루 이하로 떨어져 사실상 청정지역에 접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김해시가 오명을 벗게 된 것은 다방면에 걸친 노력 덕분이다. 시는 재선충 방제를 위해 2013년 2만754명을 투입했다. 이때를 포함해 지금까지 투입된 인원은 무려 16만6567명이다. 방제 예산만 244억2300만 원을 쏟았다.

시는 그동안 감염 지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김해시산림조합 등 방제기관을 지정하고 방제 실적에 따라 엄격하게 상벌했다.

올해도 재선충병을 일으키는 매개충인 솔수염 하늘소가 우화(번데기에서 성충으로 변하는 것)하기 전인 지난달 말일까지 피해 고사목 방제를 모두 마쳤다. 이같은 노력으로 시는 올해 감염 고사목이 3500그루 정도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소나무 재선충병의 예방에 총력을 쏟을 계획”이라며 “피해지역은 시민이 선호하는 편백나무를 심어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힐링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소나무 재선충은 매개충인 솔수염 하늘소가 1988년 부산의 한 항구로 들어온 수입목에 붙은 채 국내로 반입되면서 피해가 전국으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