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도시 앞 그린벨트 부락 연결
- 총연장 22.5㎞ 3개 코스로 나눠

- 최장 1코스 성안동 전체 둘러봐
- 2시간 소요 아기자기한 2코스
- 동화같은 경관 선사해 가장 인기
- 가장 짧은 3코스 노약자에 적합

- 장암저수지 수변서 휴식까지

울산은 산업도시이지만 도심에서 벗어나 한적한 농촌마을과 전원을 만날 수 없을까. 도심에서 5분 거리인 울산 중구 성안옛길은 바로 이런 희망을 현실로 바꾼다. 공공기관이 즐비한 울산혁신도시의 지근거리에서 바로 이런 서정적 풍경을 목도하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갑자기 어느 시골에 툭 떨어진 느낌이랄까. 성안옛길을 한마디로 표현하긴 쉽지 않지만 도심에서 갑자기 만나는 시골 전원 풍경은 ‘신비’ 그 자체임은 분명하다. 이런 특징 때문에 성안옛길은 울산시민들에게 최상의 휴식처이자 ‘힐링로드’로 사랑받는다.

	울산 성안옛길 3개 코스가 모두 겹치는 중구 성안동 장안저수지 수변길을 28일 한 시민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방종근 기자

■국토교통부 선정 전국 10대 누리길

성안옛길은 중구의 진산인 함월산을 중심으로 성안동 북서쪽에 형성된 자연부락들과 연결돼 있다. 대부분이 그린벨트에 속한 탓에 전형적인 농촌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또한 숲길, 오솔길, 과수원길, 농로길 등 길 형태도 다양해 그야말로 걷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고즈넉하게 펼쳐진 전원풍경을 감상하면서 걷기 때문에 지루하지도 않다. 길은 완만한 편이어서 노인들이 산책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2010년 국토교통부는 성안옛길을 ‘전국 10대 누리길’ 가운데 한 곳으로 선정했다. 아마도 이런 편리성과 독창성, 기존 산책로를 친환경적으로 활용한 점, 설화 등 스토리텔링 기법을 이용한 점 등을 높은 점수를 준 듯 하다. 또 등산로와 들판이 공존하며 완만한 구간이 많아 보행자에게 무리가 없고 지역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경관이 훌륭한 점이 선정기준에 부합됐다.

■스토리 풍부한 3개 코스로 구성

성안옛길은 모두 3개 코스로 나뉘는데 총길이는 22.5㎞이다. 코스별로 걸을 경우 각각 1, 2, 4시간이 소요된다. 3개 구간을 모두 걸으면 겹치는 구간이 있기 때문에 7시간 정도 소요된다.

총연장 14㎞로 3개 코스 중 가장 긴 1코스는 성안동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성안중학교~맨발등산로 입구~내약마을~사랑채~청구농장~참새미골~성동마을~오장골~풍암마을~서암사~큰 골~시능골~장암저수지~길촌입구~장군바위 앞~장암공원~경찰청~성안중학교로 연결된다. 일반 성인이 걸으면 4시간 가량 소요된다.

제2 코스는 소규모 자연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정겨운 느낌의 길이 걷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금호아파트 아래~장암저수지~시능골~큰 골~동호농장~성동마을~참새미골~청구농장까지이다. 총 7㎞ 정도 거리로 2시간 정도면 걸을 수 있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구간이다. 농장길, 들판길, 과수원길이 어우러져 굽이굽이 이어지는 풍경은 한 편의 동화를 감상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제3 코스는 성동마을 입구~돌담집~성동마을회관~고씨 재실~황토방가든~시능골~장암저수지~금호아파트~성안순환도로~성동입구로 연결된다. 총 3.5㎞ 거리로 1시간 정도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짧은 거리지만 볼거리가 많은 길이다. 아름다운 들녘과 농촌마을, 그림 같은 저수지가 어우러져 길을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짧게 산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나 노인들에게 권할 수 있다. 3개 코스의 상당구간이 겹치는 곳이 많다. 따라서 자신의 운동량이나 시간여유 등에 따라 골라 걸을 수 있다.

각 코스에 있는 지명마다 다양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 1·2코스 내 참새미골은 참샘의 경상도 사투리로 물이 마르지 않는 샘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지금은 흔적만 겨우 남아 아는 사람만 찾을 수 있다. 3구간 내 고씨 재실은 과거 고씨 집성촌이었던 곳이라 한다. 제실 앞에 사각형의 연못이 있다. 연못 주변은 수 백년은 됐음 직한 목백일홍과 느티나무, 노송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연못 한가운데는 연못가와 연결된 조그만 섬이 있다. 옛날에는 섬에 정자가 있었다고 한다. 또 연못과 연결된 조그만 개울이 흐르고 있는데 이전에는 사람들이 자주 주워갈 정도로 다슬기가 많았다고 한다.

1·2·3코스가 모두 겹치는 장암저수지는 잠시 머리를 식히는 힐링코스로 안성맞춤이다. 흙길과 목재 덱으로 조성된 저수지 둘레길 지름은 200여 ｍ에 불과하지만 자연스럽게 형성된 숲과 어우러진 미니 수변공원은 지친 보행자가 잠시 피로를 풀고 가기에 더 없이 좋다. 특히 바로 앞에 대단지 아파트가 있을 정도로 마을과 가깝기 때문에 손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이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성안옛길 찾아가려면

성안옛길을 찾아가려면 승용차로 고속도로나 7번 국도로 울산에 진입한 뒤 신복로터리(남구 무거동)에서 삼호교를 지나 북부순환도로를 타야 한다. 5분쯤 가다 왼쪽에 시교육청이 보이면 좌회전해서 혁신도시를 지나 오르막길로 5분쯤 가면된다. 아니면 시교육청을 지나 5㎞ 가량 더 가서 고가차로 옆 오른쪽길로 접어들어 좌회전 신호를 받으면 성안동인데 왕복 4차선 오르막길을 쭉 올라가면 된다. 오른쪽에 울산경찰청이 보인다. 울산경찰청을 지나 백양사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 1코스가 시작되는 성안중학교가 나온다. 백양사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2코스 출발지인 금호아파트가, 사거리에서 그대로 직진하면 3코스 출발지점인 성동마을 입구가 나온다. 2코스와 3코스 출발지점이 불과 300여 ｍ 거리여서 어느 곳으로 가도 낭패볼 일은 없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