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가 되지 않는 가스총을 전국의 관공서 등에 공급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광역수대는 폐기대상 가스총을 새 제품으로 속여 은행, 시청, 소년원, 세관 등에 공급한 혐의(총포 도검 화약류 등에 안전 관리 법률 위반 등)로 가스분사기 업체 대표 김모(56) 씨와, 안전방법장비 업체 대비 이모(53) 씨 등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2016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용기한이 지난 가스총의 약제탄이나 통을 폐기하지 않고 제조연월 각인을 기계로 갈아 없애거나 ‘점검 필’ ‘합격 필’이 적힌 가짜 홀로그램 스티커를 붙여 전국 금융회사·공공기관에 유통시키는 수법으로 13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제조연월이 조작된 가스청.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 조사 결과, 가스총 약제탄총 불법 재판매 행위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이뤄져온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 간 판매영역 다툼, 가격인하 등 경쟁하던 중 특정지역 업체들 불법 재판매 발각 우려가 제기되자 연합조직 결성한 뒤 담함해 상호 비방 자제하면서 조직적으로 재판매 불법영업 지속했다.

경찰은 연합조직이 결성된 뒤에는 업체들이 상호 비방을 자제하면서 조직적으로 가스총 약제탄총 불법 재판매 행위를 지속해왔다고 전했다.

이들은 주거용 빌라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전국 금융권 명부와 약제탄·통 교체 시점을 전산화해 상담과 영업활동에 이용하면서 이른바 고객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경찰은 이들이 거래처를 가로채기 위해 납품 단가를 정상가보다 훨씬 낮춰 판매해 거래처를 확보했고, 이 같은 행위는 선량한 총포사들의 생계마저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총포사의 약제교환 수익은 전체 매출의 약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재판매 행위를 지속해온 총포사들은 전국에 있는 은행이나 소년원, 세관 등에서 가스총의 약제탄·통을 거의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기적으로 교체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악용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용기한이 지난 가스총 약제탄과 약제통은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액체 성분이 굳어버리거나 노즐 경화현상 등으로 불발 우려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경찰은 약제 탄총 불법 제조공장과 중간 판매책에 대한 추가 혐의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진행 중이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