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안 핵심조항, 마찰 불가피
국회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서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검찰이 반대 입장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무일 검찰총장은 이날 대검찰청 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1차 수사종결권을 경찰에 부여하는 것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주면 경찰은 무혐의로 판단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종결할 수 있다.
문 총장은 경찰이 더 수사할 사안을 남겨두고도 검찰의 견제를 받지 않은 채 사건을 끝낼 수 있어 권한 남용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이날 출근길에서도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구체적 의견을 묻는 취재진에게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와 더불어 수사의 개시, 그리고 종결이 구분돼야 국민의 기본권이 온전히 보호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에 관한 내용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엔 문 총장은 구체적 의중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수사를 개시하는 국가 기관에 수사를 종결하는 권한까지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게 문 총장의 지론이다. 이는 사실상 ‘삭제’ 의견에 가깝다.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은 수사권 조정의 핵심 사항이므로 법안에서 관련 내용을 아예 빼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때문에 검찰이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 삭제’로 입장을 정하면 앞으로 입법 과정에서 국회와 검찰 간 이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법안이 1차 수사종결권의 통제 장치로 규정한 이의 제기권이나 재수사 요청권, 보완 수사 요구권, 시정 조치 요구권 등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된다면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데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 상당수가 공감하는 만큼 수사권 조정 당사자인 검찰과 경찰이 동의하면 후속 논의가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문 총장은 대검 간부회의를 몇 차례 더 소집한 뒤 최종 입장을 정하고 국회 사개특위에 출석해 의견을 개진할 방침이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