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52시간 시행에 따른 총파업
- 환승비용이라도 정부가 부담해야”

- 부산 작년 환승할인 비용 1265억
- 운송수지부족액 1641억 대부분 차지
- 시 “정부 재정 지원 근거 법령 필요
- 수년째 요청 불구 안 받아들여져”

정부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시내버스 총파업을 해결하는 대책으로 요금 인상 카드(국제신문 13일 자 6면 보도)를 내밀자 각 지자체는 ‘책임 떠넘기기’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전국 7개 광역시·도와 버스업계는 환승 할인 비용 일부를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홍남기(왼쪽부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을 찾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류근중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13일 부산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정부의 버스 요금 인상 방침은 경기도처럼 준공영제를 시행하지 않는 지역뿐 아니라 전국 시·도에 일괄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시 버스운영과 관계자는 “부산같이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지역은 1일 2교대 근무제가 정착돼 당장 요금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면서도 “수도권 중 경기는 요금 인상이 시급한데 서울 인천이 인상을 검토하지 않아, 14일 당정 협의에서 전국의 일괄적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른 비용 부담을 요금 인상이 아닌 재정 지원금을 통해 해결하는 게 옳다고 주장한다. 요금을 올리면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버스 승객에게만 부과되지만, 재정 지원금을 주면 시민 전체의 세금으로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버스는 주로 서민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만큼 ‘교통 복지’ 차원으로 재정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게 시의 의지”라고 했다.

버스업계와 시는 환승 할인 비용만이라도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은 최근 운행 중인 버스에 ‘대중교통 환승 할인은 보편적 교통 복지, 이젠 중앙정부가 책임져라’는 문구를 붙였다. 정부가 환승 할인 비용을 부담하라는 것이다. 현재 환승 할인 비용은 버스업계가 부담하고, 시가 이를 포함한 버스회사 운송수지 부족분을 보전해준다.

부산의 환승 할인 비용은 지난해 1265억 원으로, 운송수지 부족액 1641억 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노총 부산버스노조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면서 시는 ‘예산이 없다’고 하고, 정부는 지자체에 부담을 떠넘기기에 바쁘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시행하는 환승 할인 혜택만이라도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도 환승 할인 비용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한다면 지자체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는 이날 “교통 복지 차원에서 환승 손실금의 50%만이라도 정부가 지원해주면 지자체는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지자체에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근거 법령이 필요하다. 정부에 수년째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가 정부로부터 받는 교통 관련 지원금은 화물차를 대상으로 한 유류세 환급금 70억 원이 전부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각 지자체에 버스 요금 인상을 주문한 것과 관련해 “부산 시내버스 준공영제 감사 결과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 버스 요금 인상을 논의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준공영제 혁신을 먼저 이룬 다음에 요금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반대했다.

장호정 황윤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

◇ 부산시 파업 대비 비상수송대책 파업 참여 예상 -시내버스: 144개 노선 2511대 -마을버스: 20개 노선 94대(시내버스 조합 소속) ※마을버스 파업 동참 시 : 132개 노선 571대 비상수송수단 확보 전세버스 : 15~16일 50대, 17일 이후 270대 시·구·군 보유 버스 : 30대 산하기관 소속 버스: 55대 등 도시철도 열차 증회 평일 50회, 토요일 72회, 일요일·공휴일 74회 구분 평시 증편 평일 1325회 1375회 토요일 1253회 1325회 일요일 1179회 1253회 도시철도 출퇴근 혼잡 시간 1시간 연장 -오전 혼잡시간 : 오전 7~10시로 조정 -오후 혼잡시간: 오후 6~9시로 조정 -연장운행 시 종착역 기준 다음 날 새벽 1시→새벽 2시까지  ※자료 : 부산시